'미새끼' 곽경택 감독, 초심으로 돌아가니 영화 '대박이네'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2.08.23 17: 18

영화 '친구', '사랑', '통증' 등으로 유명한 곽경택 감독이 초심으로 돌아갔다. 어마어마한 스케일도 없고 화려한 배우들도 없다. 있는 것이라곤 초라한 군부대와 생소한 신인들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초심으로 돌아가면 성공한다 했던가. 딱 곽경택 감독에게 해당되는 말일 듯 싶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영화 '미운오리새끼'는 '친구'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만들어내지 못한 곽경택 감독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미운오리새끼'는 '친구'에 이어 인생에서 가장 찌질(?)했던 20대 초반의 시절을 그린 두 번째 자전적 영화. 고문의 후유증으로 정신줄을 놓아버린 아버지와 미국으로 떠나버린 어머니 때문에 신의 아들이라 불리는 육방(육개월 방위)에 입대한 낙만은 군대의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며 하루를 보낸다.

헌병 대신 영창근무까지 서게 된 낙만은 별별 희한한 감방 수감자들을 만나게 되고 이들과 벌어지는 사건 속에 한층 성장하게 된다.
사실 '미운오리새끼'는 개봉 전부터 많은 이들의 우려를 받았던 작품이다. 거대한 자본을 들인 블록버스터급 영화도 아니고 게다가 대중에겐 낯선 김준구라는 배우를 주연으로 발탁하는 파격 캐스팅까지 감행했기 때문.
그러나 우려는 우려일뿐, 현실이 되지 않았다. 주인공 낙만을 비롯해 그를 둘러싼 주변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개성이 있고 생동감이 넘친다. 요즘 영화에 없어서는 안된다는 웃음 코드도 무수하게 많다. 영화를 보다보면 귀엽고 어처구니 없는 상황들에 웃음이 절로 터져나온다. 감동 소스도 있고 교훈 소스도 있다.
배우 오달수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배우가 신인으로 이뤄져 있는 '미운오리새끼'가 이처럼 우려를 현실로 만들지 않았던 데에는 모든 것을 지휘한 곽경택 감독의 역할이 컸다는 평이다. 실제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미운오리새끼'의 곽경택 감독은 '친구'에서 유감 없이 발휘했던 '사람 이야기'를 이번에도 역시 훌륭하게 풀어냈다.
또한 곽경택 감독의 초심으로 돌아간 것도 '미운오리새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모양새다. 실제로 투자비가 없어 돈이 생기면 촬영하고, 돈이 없을 땐 촬영을 멈춰야 했던 '미운오리새끼'는 그만큼 곽경택 감독을 초심으로 돌아가게 했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한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게 한 것. 그만큼 작품에 애정이 많았던 곽경택 감독의 이 절실함이 '미운오리새끼'를 완성시키는데에 한 몫을 했다.
한편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SBS '기적의 오디션' 출신 배우 김준구가 주연을 맡은 '미운오리새끼'는 오는 30일 개봉 예정이다.
trio88@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