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내야수 오재일(26)이 친정팀을 울린 대신 웃었다.
오재일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팀이 0-1로 뒤진 4회말 2사 1루에서 브랜든 나이트를 상대로 2구째 우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지난달 9일 이성열과 트레이드돼 넥센에서 두산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오재일은 이적 후 첫 홈런을 친정팀 넥센을 상대로, 그것도 역전포로 강렬하게 신고했다. 개인 시즌 5호포.

6회 2-2 동점을 허용한 두산은 9회말 윤석민의 끝내기 솔로포로 3-2 승리를 거두고 지난 16일 목동 넥센전에서 시작된 5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몇 년 간 눈 감고 지켜보는 심정으로 키웠던 오재일을 보내면서 안타까워했던 김시진 넥센 감독은 옛 제자의 '한 방'을 적장의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넥센으로 온 이성열이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기에 더 한 아쉬움이었다.
오재일은 경기 후 "넥센에 미안한 마음은 물론 있었지만 요즘 타격이 너무 좋지 않아 친정팀을 떠나 홈런을 친 것 자체에 기분이 좋았다. 나이트 공이 좋은 것을 원래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안타 한 개만 치자'고 생각했는데 공이 가운데로 몰려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날 이적 후 마수걸이포를 신고한 오재일은 "최근 연습 때는 잘 나오던 타구가 경기 때 나오지 않아 답답했다. 오늘 홈런이 부진 탈출의 신호탄이 됐음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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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