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선발승' 으로 본 올 시즌 불운 투수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8.24 06: 45

퀄리티스타트와 선발승은 비례관계를 형성할까?
23일 열린 3경기에서 6명의 선발투수가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모두 자기 몫을 다하며 치열한 선발투수 대결을 벌였다. 
두산과 넥센의 잠실 경기에선 올 시즌 최고의 투수 반열에 오른 넥센의 브랜든 나이트가 8이닝 2실점, 나이트에 맞선 두산의 김선우는 8이닝 1자책점으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SK와 한화의 문학경기도 SK 외국인 선발투수 데이브 부시가 6이닝 2실점, 한화 에이스 류현진은 한화 야수들이 자신을 외면하며 5실점했지만 7⅔이닝 2자책점으로 퀄리티스타트는 달성했다. 도미니카 파이어볼러 맞대결이 열린 광주 KIA-LG전도 KIA 헨리 소사가 7이닝 2실점, LG 레다메스 리즈가 6이닝 2실점으로 둘 다 155km에 달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마운드를 지켰다.

하지만 이중 선발승을 따낸 투수는 SK의 부시 한 명뿐이었다. 부시는 팀이 3-2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구를 마쳤고 SK는 8회말 2점을 더하며 부시의 선발승을 도왔다. 반면 나머지 5명의 투수들은 호투에도 선발승 조건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나이트와 김선우는 2-2 동점에서 투구를 마쳐 승패없이 노디시전 처리됐다. 소사는 선발승, 리즈는 패전 위기에 놓였지만 LG 타선이 8회초 2-2 동점을 만들면서 두 투수도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이들 중 류현진 홀로 8회말 내야진의 에러로 2점을 더 내줬고 결국 8패째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처럼 반드시 퀄리티스타트가 선발승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결국 야구는 팀스포츠기 때문에 선발투수 혼자서 아무리 잘해도 동료들의 도움이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 그렇다면 선발투수의 퀄리티스타트 횟수와 선발승의 수치를 비교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우연인지 몰라도 23일 등판한 선발투수 중 3명이 퀄리티스타트 횟수에 비해 유난히 적은 선발승을 거두는 불운을 겪고 있었다.
이 부문에 있어 가장 안타까운 투수는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퀄리티스타트 16회로 퀄리티스타트 부문에선 2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선발승은 겨우 5승, 다승 부문 25위에 그치고 있다. 그만큼 류현진은 유난히 한화 야수들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중이다. 1득점 이하 지원 경기가 10경기에 달하고 23일 경기처럼 야수진의 실책도 꾸준히 류현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대로라면 데뷔 후 6년 연속 이어지고 있는 두 자릿수 선발승도 위험한 상황이다.
김선우는 지난 시즌에 비해 부진한 모습이지만 그래도 유난히 승복이 없다. 퀄리티스타트 11회에도 5승 밖에 올리지 못했는데 4월부터 불운과 부진이 겹친 채 개막 후 약 한 달이 지나서야 첫 승을 신고했다. 시즌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리즈는 시즌 초 마무리투수로서 무너진 것과는 달리 선발투수로선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였지만 선발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는 중이다. 리즈는 퀄리티스타트 8번을 달성했는데 선발승은 단 3승에 그치고 있다.
 
이들 외에도 좀처럼 호투의 결과가 승리로 이어지지 않는 투수들이 있다. SK에서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있는 윤희상은 퀄리티스타트 12회에도 선발승은 6승뿐이다. KIA의 베테랑 투수 서재응은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유난히 선발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데 퀄리티스타트 11회에 5승만 올리고 있다. 한국과 미국 프로무대 통틀어 단 한 번도 선발 10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서재응은 올 시즌에도 지독한 불운으로 10승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화 김혁민도 퀄리티스타트 11회에 5승으로 1년 선배 류현진처럼 야수진의 도움이 절실하다.
물론 퀄리티스타트가 선발투수를 판단하는 절대기준점이 될 수는 없다.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목적은 팀의 승리다. 팀 승리는 생각하지 않고 퀄리티스타트만을 달성하기 위해 등판하는 투수는 없다. 그래도 투수 입장에선 자신의 호투가 승리로 이어질 경우 탄력을 받고 다음 선발 등판을 준비하는 데에도 마음이 가볍다. 당연히 팀 전체 분위기도 좋아진다. 현재 선발투수 별로 5번 내지 6번의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 얼마 남지 않은 시즌, 앞서 살펴본 유난히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선발투수들에게 행운이 찾아올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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