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만, "내 몸은 이제 겨우 시범경기 상태"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8.24 06: 46

"몸이 기억을 해야 하는데 그런게 아직 없으니까 힘들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 헤매고 있다.
15년차 프로 송지만(39, 넥센)은 지난 4월 종아리 부상을 당한 뒤 4개월 간의 재활 끝에 9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송지만은 부상을 입기 전 2경기 6타수 2안타를 기록했으나 복귀 후 8경기에서 28타수 5안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송지만은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아직 헤매고 있다. 몸이 기억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으니까 힘들다. 야구를 오래 했다고 생각하는데도 그런 게 있더라. 내 몸은 이제 겨우 투수 공에 적응하는 시범경기 상태"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경기에 더 나선 뒤 다쳤다면 괜찮을 것 같은데 몇 경기 뛰어보지도 못하고 쉬었다. 재활하는 동안 정말 바빴다. 아침 7시부터 밤까지 운동하고 재활했다. 연습량이 적은 것은 아니었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활 기간 동안 그는 얼굴이 헬쓱해졌다. 그러나 몸무게는 오히려 1kg이 늘었다. 송지만은 "나도 당연히 몸무게가 줄었을 줄 알고 체중계 위에 섰는데 오히려 늘었더라. 병원에 가보니 체지방이 많이 줄고 근육이 늘었다더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9회 달아나는 쐐기 적시타를 터뜨리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송지만은 "후배들이 정말 열심히 해서 나도 죽을 듯이 집중했다. 주자를 들여보내지 못하면 덕아웃에 들어오고 싶지도 않았다. 정말 눈 크게 뜨고 쳤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팀은 그가 없는 동안 잘나가는 듯 했으나 주춤하고 있다. 22일 기준 4위와 4.5경기 차로 6위. 포스트시즌이 멀게만 보인다. 그는 "이제 겨우 조금씩 공이 보인다. 시즌 끝날 때쯤이면 내 컨디션이 최상이 될 것 같아서 정말 아쉽다. 억울해서라도 팀이 가을 야구를 해야 한다"고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염원을 드러냈다.
송지만은 프로 15년 동안 재활만 3번을 했다. 그러나 이번 재활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몸을 정상으로 만들어야 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그러나 모든 것을 이겨내고 다시 타석에 섰다. 그것만으로도 후배들에게 보여주는 게 많은 베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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