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의 홈런 1위가 안심할 수 없게 됐다. 나카무라 다케야가 단 하나 차이로 바짝 위협하고 있다.
나카무라(세이부)는 지난 23일 소프트뱅크전에서 1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시즌 19호 홈런으로 퍼시픽리그 홈런 1위 이대호(오릭스·20개)를 단 1개차로 따라붙었다. 본격적으로 이대호와 나카무라의 한일 자존심을 건 홈런왕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대호와 나카무라는 3~4월에 각각 2개·1개로 홈런 시동에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5월 들어 이대호가 8개, 나카무라가 5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이대호가 6월에 홈런 1개에 그치는 사이 나카무라가 7개를 몰아치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나카무라가 6월 중순 어깨 부상으로 17경기를 결장하자 이대호가 7월에만 홈런 7개를 폭발시키며 재역전했다. 나카무라도 7월 중순 복귀 후 2개의 홈런을 때렸으나 이대호를 따라잡지 못했다. 1위 이대호, 2위 나카무라의 구도가 계속 이어졌다.
7월까지 이대호가 18개, 나카무라가 15개였다. 그러나 8월 들어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이대호가 8월 19경기에서 홈런 2개를 추가하는데 그친 사이 나카무라가 16경기에서 홈런 4개를 터뜨리며 맹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격차는 1개차로 좁혀졌다.
이대호는 지난 8일 라쿠텐전 20호 홈런을 끝으로 최근 13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지 못하고 있다. 개막 후 16경기 연속 무홈런, 6월 중순부터 7월초까지 14경기 연속 무홈런에 이어 3번째로 긴 홈런 침묵. 그러자 나카무라가 최근 9경기에서 홈런 3개를 넘기며 야금야금 따라붙었다.
잔여경기 상황도 이대호에게 유리하지 않다. 오릭스가 109경기, 세이부가 105경기를 소화한 상황. 남은 경기는 오릭스 35경기, 세이부 39경기로 나카무라가 더 많다. 오릭스가 일찌감치 최하위로 처진 반면 세이부가 퍼시픽리그 1위 니혼햄에 1경기차 뒤진 2위라는 점에서는 이대호가 조금 유리할 수 있지만 절대적인 변수는 아니다.
오릭스와 세이부는 교세라돔에서 이번 주말 3연전을 벌인다. 상대전적에서는 이대호가 타율 2할5푼8리 3홈런 9타점에 그쳤지만 나카무라는 타율 1할2푼2리 1홈런 4타점으로 더 좋지 않았다. 과연 이번 3연전에서 이대호가 나카무라의 추격을 따돌리고 홈런 선두 자리를 사수할 수 있을까. 이대호는 한국에서 2차례(2006·2010) 홈런왕을 차지했고, 나카무라는 일본에서 3차례(2008·2009·2011) 홈런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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