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 분업화가 도입되면서 더욱 가치 있는 기록이 된 것이 바로 전경기 출장 기록이다. 많은 선수들은 시즌에 돌입하기 전 이를 목표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한 시즌을 부상 없이, 그리고 주전 선수로서 보냈다는 일종의 훈장과도 같기 때문이다.
이제 정규시즌도 1개월 가량을 남겨두고 있다. 전체 일정의 76.7%를 소화한 가운데 '전경기 출장'을 앞세워 출사표를 던진 선수들도 부상과 체력안배 등을 이유로 한 명씩 탈락, 이제는 단 3명만 전경기 출장에 도전하고 있다. 넥센 박병호(26), 롯데 황재균(25), LG 오지환(22)가 그 주인공이다.
넥센 박병호는 첫 풀타임 출장에서 전경기 출장에 도전하고 있다. 그것도 전경기 4번 타자로 나서 더욱 기록이 값지다. 많은 이들이 8월이면 박병호가 체력적 문제를 겪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으나 여전히 맹타를 휘두른다. 현재 박병호는 101경기에서 타율 2할8푼9리 24홈런 80타점을 기록하며 홈런 선두, 타점 2위를 달리고 있다. 넥센 사상 최초의 홈런왕-100타점에 도전하는 그에게 전경기 출장은 또 하나의 훈장이 될 전망이다.

롯데 황재균은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전경기에 출전 중이다. 102경기에 출전, 타율 2할6푼9리 3홈런 37타점 38득점 20도루를 기록 중인 황재균은 팀에 부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제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데뷔 후 처음으로 4번 타자로 출전하기도 한 황재균은 지난 해보다 타점 페이스는 떨어지지만 이를 기동력으로 보완한다.
LG 오지환은 올해 다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팀이 치른 103경기에 모두 출전 중이다. 타율 2할6푼 12홈런 47타점으로 팀 내 최다홈런은 그의 몫이다. 시즌 초 일취월장한 수비와 화끈한 방망이를 뽐내던 오지환은 5월 실책이 늘어나며 타석에서 자신감도 잃어 1할대 타율에 그쳤다. 하지만 다시 페이스가 상승, 8월 타율 3할3푼3리 홈런 3개로 맹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다만 21개의 실책으로 최다실책을 기록하고 있는 건 옥에 티다.
프로야구 30년 역사에서 전경기 출장 선수가 가장 적었던 해는 1988년과 2010년으로 각각 3명씩 기록했다. 108경기가 치러진 1988년은 OB 김광수, 해태 이순철, 빙그레 장종훈이 기록 달성에 성공했고 2010년은 넥센 강정호, KIA 안치홍, LG 조인성이 각각 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도 단 3명만 전경기 출장을 노리는데 이미 역대 최소 타이기록이다.
한편 1998년에는 전경기 출장 선수가 무더기로 쏟아졌는데 17명의 선수가 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팀 별로 2명씩은 모든 경기에 나선 셈이다. 또한 신인 전경기 출장은 15년째 안 나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인이 기록 달성에 성공한 건 1997년 LG 이병규였다. 당시 이병규는 타율 3할5리 7홈런 69타점 82득점 23도루로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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