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웃사람'이 '도둑들'과는 또 다른 집단주인공 영화의 성공적인 예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22일 개봉해 이틀간 박스오피스 1위의 자리를 지킨 '이웃사람'은 강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같은 맨션에 살고 있는 연쇄살인마와 살해당한 소녀, 그리고 그를 의심하는 이웃사람들간에 일어나는 사건을 긴장감 있게 펼쳐 보이는 영화다.
영화는 웹툰 속 강산맨션과 이웃사람들을 재현하는데, 여기에 힘을 실어준 것은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배우들이다. 충무로가 사랑하는 최고의 스토리텔러 강풀의 작품들은 끊임없이 영화화 돼 왔지만 '이웃사람'처럼 캐스팅이 중요하고, 잘 맞아떨어진 영화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작이 워낙 탄탄했기 때문에 영화 속 배우들의 모습과 인물들의 감정선을 더욱 중요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네티즌들은 영화 제작과 함께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면서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맞춰보는가 하면 영화 속 스틸 컷과 웹툰의 비교를 통해 캐릭터를 분석하는 등의 열의도 보였다.
'이웃사람'의 출연진은 김윤진, 마동석, 김새론, 김성균, 임하룡, 도지한, 장영남, 천호진 그리고 김정태 등이다. 이들은 연기력에 있어서 관객들에게 강한 신뢰감을 주는 배우들로 이들이 한 작품에 모인다는 것은 호기심과 기대감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또 사상 초유의 톱스타 집단 캐스팅을 자랑하며 천만돌파를 이룬 '도둑들'과는 맥을 좀 달리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자주 마주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옴니버스 영화가 아님에도 주인공들은 서로 서로를 잘 모르며, 안다고 해도 말 한 마디 섞어보지 않고 거리를 두는 관계가 많다. 이런 특성이 집단 주연작 '이웃사람'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실제로 배우들은 촬영 당시 서로 한 자리에 모이는 신이 없어 마주칠 기회가 없었던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김윤진은 "이전에 출연한 다른 작품들에 비해 다소적은 분량일 수 있지만 영화 속의 메시지와 김휘 감독님 그리고 원작과의 싱크로율은 물론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고, 살인범에게 유일하게 대적할 수 있는 이웃사람인 사채업자 혁모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마동석은 "배우들을 다 만나지 못하고 영화 속 균형을 감독님과 맞춰 나가야 하는 부분이 좀 어렵기도 했지만 그 만큼 기대감도 컸다. 영화를 찍으면서 다른 배우들이 너무 궁금하더라. 개봉을 앞두고 무대인사 하면서 친해지고 있다"라고 너스레 섞인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원양어선 선원 승혁 역을 맡은 김성균은 "집단 주인공 영화이긴 한데 배우들이 서로 만나는 장면이 별로 없다. 그래도 본인이 가장 여러 주인공들과 부딪히는 인물인데?"란 질문에 "살인범인데 자꾸 우리 집 문을 두드린다. 하하. 매일 다른 선배들이 찾아오셨다. '아, 오늘은 장영남 선배 오시구나', 다른 날은 '아 오늘은 임하룡 선배 오시는구나', '내일은 새론이 오는 날이구나' 이러면서 손님맞이 준비를 했다. 우리 집 세트장이 구조가 좀 복잡한데 처음 오시는 선배들에게 '이 쪽이 더 빠르다'고 길을 안내해주며 집주인 노릇을 하기도 했다"라고 유머러스하게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촬영장에서 이렇게 각개전투했던 배우들은 편집의 마술 속 완성된 영화를 통해 완벽한 앙상블을 펼쳐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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