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홈’ 부시, “매 경기 이길 것 같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8.24 13: 43

최고구속 141km에 직구 평균 138km. 슬라이더 평균 구속이 132km였음을 감안하면 속도차가 굉장히 작다. 여기에 120km대 후반의 투심 패스트볼까지 곁들여져 타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켰다.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우완 데이브 부시(33)의 기교투가 안방 문학에서 제대로 위력을 발산했다.
부시는 지난 23일 문학 한화전에서 6이닝 6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3개) 2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시즌 4승(4패)째를 거뒀다. 밀워키 시절 한 시즌 12승을 올리기도 했던 경력의 부시는 지난 6월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아킬리노 로페즈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입단해 올 시즌 11경기 4승 4패 평균자책점 3.57(24일 현재)을 기록 중이다.
특히 부시는 안방 문학에서 6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2.29로 에이스급 스탯을 올리고 있다. 원정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5.70으로 고전하는 것과 달리 문학만 오면 최고급투로 팀 승리를 이끌고 있는 부시다.

이는 문학구장의 환경과도 연관이 깊다. 해가 떠있던 경기 초반 부시는 2회 이대수에게 좌월 솔로포를 내주기는 했으나 스리쿼터 투구 각에서 나오는 공이 햇빛에 가려지며 한화 타자들이 공략하기 어려운 공을 던졌다. 최고 구속이 141km에 그쳤으나 스리쿼터 각에서 나오는 팔 각도와 마운드에서 대각선으로 겹쳐지는 명암 효과까지 더해지며 공략이 어려운 공이 되었다.
운도 따랐다. 6회 부시는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은 뒤 이대수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좌익수 박재상의 송구 정확도에 편승해 2루 주자 장성호의 홈 횡사를 목격했다. 이후 부시는 추승우를 1루수 앞 병살타로 일축하며 3-2 리드를 이끌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환경과 운의 영향도 있으나 부시의 투구 스타일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직구와 슬라이더를 거의 1-1 비율로 던진 부시. 직구 평균 구속이 138km에 그쳤으나 슬라이더 평균 스피드는 132km로 편차가 6km 내외에 그쳤다. 비슷한 스리쿼터 투구폼에서 비슷한 스피드로 직구와 슬라이더가 날아드는 만큼 타자가 수싸움을 펼치기 어려웠던 부시의 투구 스타일이었다.
경기 후 부시는 “6회 만루위기를 제외하고는 괜찮았다. 수비의 도움으로 6회를 잘 마무리 한 것 같아 수비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라며 “지난번 등판보다 구위가 좋지 않아 특정구종보다 전체적으로 골고루 던졌다. 포수 조인성이 잘 리드해줬다”라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뒤이어 그는 “현재 팀이 잘 하고 있어 매 경기 이길 것 같은 느낌이다. 나 역시 이 흐름에 동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라는 말로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끌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안방의 실력자가 된 기교파 이방인은 ‘빠름~빠름~빠름~’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선발진의 대세로 자리잡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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