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이 록산느의 탱고로 화려하게 자신의 부활을 알렸다.
김연아(22, 고려대)는 24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SⅢ★스마트에어컨Q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2 공연 첫 날 '올 오브 미(All of me)'와 '록산느의 탱고'를 선보이며 은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1, 2부로 나뉘어 펼쳐진 이번 공연은 각각 '얼음나라로의 여행을 떠나다' '얼음나라의 축제를 만끽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김연아는 '피겨판 신사의 품격' 4인방과 함께 선보인 '올 오브 미'로 1부의 대미를 장식했고 5년 만에 선보이는 '록산느의 탱고'로 자신을 보기 위해 찾아온 팬들을 만족시켰다.

야구딘-랑비엘-챈-쥬베르와 함께 '피겨판 신사의 품격'을 재현한 '올 오브 미'는 김연아의 깜찍한 남장여인 연기를 다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지난 봄 아이스쇼에서 선보였던 '올 오브 미'에서 김연아는 마이클 부블레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경쾌한 리듬에 맞춰 사랑 때문에 고뇌하는 남자의 모습을 리드미컬하고 재미있는 스텝에 실어냈다.
2부의 마지막을 장식한 '록산느의 탱고'는 김연아에게 있어 각별한 의미를 가진 프로그램이었다. 시니어 데뷔의 시작을 함께 했던 곡으로 자신의 피겨 인생 제 2막을 다시 시작할 것을 알린 김연아는 검은색 벨벳 위에 흩뿌려진 붉은색 비즈의 강렬하면서도 고혹적인 의상에 동백처럼 크고 아름다운 붉은 코사지를 머리에 장식하고 나와 은반 위의 '팜므파탈'로 거듭났다.

트리플-트리플 컴비네이션 대신 트리플 토룹 단독 점프를 선택한 김연아는 첫 점프부터 매끄럽게 소화해내며 부활의 서곡을 연주했다. 깔끔한 트리플 럿츠와 이나바우어-더블 악셀로 이어지는 점프의 퀄리티는 세계 최고로 극찬받았던 김연아의 점프다웠다. 특히 록산느의 탱고로 세계팬들에게 충격을 줬던 2007년보다 한결 더 성숙해진 표정연기는 이날 연기의 방점을 찍었다.
살아있는 피겨 황제 알렉세이 야구딘(러시아)과 2010 밴쿠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조애니 로셰트(캐나다)를 비롯, 2006 토리노올림픽 페어 금메달리스트 타티아나 토트미아니나-막심 마리닌(러시아) 라우라 레피스토, 키이라 코르피(핀란드) 등 세계적인 스케이터들이 총출동해 관객들에게 시원한 여름 휴가를 선물했다.
비치 보이스의 '서핑 유에스에이(Surfin USA)'로 경쾌하게 시작한 오프닝은 올댓스케이트 특유의 군무와 함께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마린룩으로 여름 분위기를 낸 스케이터들은 자신의 매력을 한껏 살린 프로그램으로 은반의 분위기를 달궜다.
김연아의 아이스쇼에 처음 함께한 야구딘은 특유의 품격있는 카리스마로 자신이 왜 '황제'라 불리는지 증명했고 알리오나 사브첸코-로빈 졸코비 페어는 처음으로 공개하는 '핑크팬더' OST에 맞춘 프로그램으로 관객의 마음을 빼앗았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와 라이벌로 만날 수도 있는 로셰트는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자신의 갈라 프로그램을 매력적으로 소화,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스핀의 황제' 스테판 랑비엘 역시 이제까지 아이스쇼에서 보여줬던 모습 그 이상을 선보이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이날 공연에는 '김연아의 키스 앤 크라이'에서 인연을 쌓은 김병만-양태화 페어가 타잔 스타일 리믹스로 흥겨움을 더했다. '정글의 법칙'의 분위기를 살린 타잔의 모습으로 등장한 김병만-양태화 페어는 중간부터 싸이의 '강남 스타일'에 맞춰 아이스링크를 열광에 빠뜨렸다. K팝스타로 익숙한 이하이와 박지민도 2부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했다.
여름에 어울리는 시원한 '해피피트' OST로 피날레를 장식한 스케이터들은 리한나의 '위 파운드 러브(We found love)'에 맞춰 한여름밤의 꿈과 같았던 이날 공연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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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