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의 한탄, "지금 타격 1위, 용병 아니에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8.25 09: 39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에요".
올해 한화 김태균(30)의 타격 페이스는 꺾일 줄 모른다. 김태균은 타율 3할8푼9리로 일찌감치 타격왕을 예약해 놓은 상황, 이제 남은 건 원년 백인천 이후 첫 4할 타율에 성공할 지 여부다.
역대 타격 1위와 2위 사이에 가장 큰 차이를 보였던 때는 원년인 1982년이었다. 당시 4할1푼2리를 기록했던 MBC 백인천은 2위였던 OB 윤동균(.342)에 무려 7푼이나 앞섰다. 대신 가장 치열했던 타격왕 경쟁은 1990년 있었다. 지금은 한화 감독을 맡고 있는 해태 한대화는 타율 3할3푼4리9모, 빙그레 이강돈은 3할3푼4리8모로 불과 1모 차이로 타이틀이 갈렸다.

올 시즌은 원년 이후 가장 격차가 큰 타격왕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리그 평균타율은 2할6푼으로 지난 2006년 2할5푼5리 이후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런 상황에서 김태균은 홀로 고타율을 기록, 2위권과 일찌감치 크게 간격을 벌려놨다.
한때 넥센 강정호가 3할대 중반을 유지했지만 최근 타격침체로 타율이 많이 내려왔고, 삼성 이승엽의 타율도 완만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즌이 지날수록 고타율을 유지하는 건 힘든 법, 하지만 김태균은 감기몸살로 컨디션이 안 좋았던 6월 타율이 조금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왔기에 더욱 놀랍다.
내심 타격왕을 노리던 선수들은 김태균의 질주에 추격할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타격왕 탈환을 선언했던 두산 김현수 역시 그렇다. 김현수는 24일 현재 타율 3할1푼1리로 이 부문 4위를 기록 중이다. 전날 까지는 타격 2위였지만 24일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쳐 타율이 조금 내려갔다. 선두 김태균과는 무려 7푼8차이로 사실상 따라붙기 힘들 정도로 벌어졌다.
24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김현수는 자신이 타격 2위라는 말에 "진짜냐, 몰랐다"면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김현수는 8월 들어 월간타율 2할5푼9리로 조금 주춤했던 상황이다.
올해는 타격 1위대신 2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3할 타율을 넘는 선수가 무려 11명이나 된다. 1위 김태균과 11위 SK 이호준의 타율 차이는 8푼6리, 3할1푼대 선수도 3명으로 좁은 구간에 몰려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김현수는 "아직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타율 2위인 넥센 강정호는 3할1푼2리3모, 3위인 삼성 이승엽은 3할1푼2리를 기록 중이고 김현수는 3할1푼1리로 바로 뒤에서 추격을 하고 있다.
그런 김현수에게 김태균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돌아온 말,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에요. 용병이에요 용병". 같은 선수들에게도 올 시즌 김태균의 타율은 넘볼 수 없는 '구름 위의 존재'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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