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없다고 말할 수 없다. 그건 누워서 침뱉기다".
선동렬(49) 감독이 본격적으로 KIA의 체질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KIA는 올해 99경기에서 47승48패4무 승률 4할9푼5리로 4위 두산에 4경기차 뒤진 5위. 당장 4강 싸움을 벌여야 하지만 선 감독은 팀의 체질개선을 우선시했다. 부상으로 모두 낙마한 'LCK' 이범호-최희섭-김상현의 공백을 남은 선수들로 헤쳐나가겠다는 게 선 감독의 의지다.
KIA는 올 시즌 내내 완벽한 전력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지금까지 100% 전력으로 싸우지 못했다. 최근에는 'LCK' 이범호-최희섭-김상현이 각각 햄스트링·장염·무릎 부상으로 모두 전열에서 이탈해 있다.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중심타자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으니 공격력에서 침체를 보이며 고전을 거듭했다.

선 감독은 이들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린 모습이다. 무릎 수술을 받은 김상현은 물론이고 이범호와 최희섭의 복귀에 대한 기대도 없다. 선 감독은 "이범호는 뛰지를 못 한다. 내가 봤을 때 올해는 접은 것 같다"며 미련을 버렸고, 최희섭에 대해서도 "2군에서 1경기 뛰고난 뒤 다시 재활군에 갔다. 있든 없든 항상 없이 생각하겠다"는 말로 그들의 이름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선 감독은 LCK를 지칭, "세 사람 없이 해봐야 팀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너무 세 사람에게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어차피 경기는 해야 하고 헤쳐나가야 한다. 특정 선수에 이끌려가는 팀은 절대 강팀이 될 수 없다. 서로 도와가며 극복해야 한다. 이대로 주저 앉을 수는 없지 않은가"라는 말로 위기 속에서도 극복 의지를 보였다.
중심타선이 한꺼번에 빠진 만큼 팀컬러에도 변화를 줘야 하는 상황. 선 감독은 "현실에 맞게 지금있는 선수들로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공격이 안 되면 수비로 이겨야 한다. 투수는 최소 실점으로 막아야 하고 공격이 안 되면 어떻게든 짜내는 수밖에 없다. 이기면서 선수들의 자신감이 붙기를 바라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KIA는 7연패 이후 2연승으로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중심타자 뿐만 아니라 투수 한기주까지 2군으로 내려가며 투타에서 핵심 전력들이 빠져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선 감독은 "내가 대놓고 선수 없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건 누워서 침뱉는 것밖에 더 되겠는가"라며 "어떻게든 헤쳐나가야 한다"는 말로 남은 선수들의 분발을 바라며 목표의식을 강조했다.
부임 첫 해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에 한숨 짓는 날이 많았던 선동렬 감독. 하지만 오히려 체질개선의 계기로 삼으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99경기로 8개팀 중 유일하게 100경기 미만 경기를 소화한 KIA는 아직 34경기가 더 남아있다. LCK 공백 속에 선 감독의 강력한 체질개선이 KIA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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