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특별했던 '록산느의 탱고', 김연아의 부활을 예고하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8.25 10: 17

현역 복귀를 선언한 피겨여왕은 자신의 갈라 프로그램에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마음을 녹여넣은 것일까.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다운 록산느의 탱고에 관객은 멈추지 않는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김연아(22, 고려대)는 지난 24일 밤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SⅢ★스마트에어컨Q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2 공연 첫 날 '올 오브 미(All of me)'와 '록산느의 탱고'를 선보이며 은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지난 봄 아이스쇼에서 처음 선보여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올 오브 미의 인기는 여전했다. 그러나 관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집중시킨 프로그램은 역시 록산느의 탱고였다. 데뷔 때부터 김연아를 세계 피겨를 변화시킬 천재의 탄생으로 주목받게 만들었던 록산느의 탱고가 5년 만에 부활했기 때문이다.

록산느의 탱고는 김연아의 시니어 무대 데뷔곡이었다. 자신의 첫 세계선수권대회였던 2007 도쿄세계선수권대회에서 록산느의 탱고에 맞춰 화려하고 우아한 연기를 선보였던 김연아는 71.95점이라는 놀라운 점수를 받으며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시니어 무대에 처음 데뷔하는 소녀의 대담한 연기에 세계 피겨계는 깜짝 놀랐고 그에게 크게 매료됐다.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토룹의 콤비네이션 점프는 물론 이너바우어에서 연결된 더블 악셀까지 깔끔하게 소화해내며 당시 해설자들로부터 '퀄리티가 다른 점프'라는 극찬을 받았던 김연아는 5년 만에 연기하는 록산느의 탱고를 더 화려하고 우아하게 발전시켰다.
트리플-트리플 컴비네이션 대신 트리플 살코 단독 점프를 선택한 김연아는 첫 점프부터 매끄럽게 소화해내며 부활의 서곡을 연주했다. 깔끔한 트리플 럿츠와 이너바우어-더블 악셀로 이어지는 점프의 퀄리티는 세계 최고로 극찬받았던 김연아의 점프다웠다. 특히 록산느의 탱고로 세계팬들에게 충격을 줬던 2007년보다 한결 더 성숙해진 표정연기는 이날 연기의 방점을 찍었다.
이날 김연아가 보여준 록산느의 탱고는 그의 노련미가 더해져 한층 더 매력적인 프로그램이 되어있었다. 김연아의 도발적인 표정과 섬세한 연기, 자신감 넘치는 점프가 어우러진 록산느의 탱고는 은반 위를 불꽃같은 정열로 달궜다.
의상 변화도 매력적이었다. 2007년 당시 검은색과 붉은색의 조화로 도발적인 매력을 표현했던 김연아는 이번 쇼에서도 기본의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검은색 벨벳 의상에 붉은 비즈를 흩뿌려 한층 고혹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머리에 꽂은 붉은색 코사지는 흡사 '춘희'의 동백꽃처럼 프로그램에 포인트를 주며 성숙한 김연아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한 시즌의 휴식기간을 거쳐 현역 복귀를 선언한 김연아가 새 프로그램의 발표를 앞두고 록산느의 탱고를 다시 선보였다는 점은 의미가 깊다. 2007년 이후 음악도 한 번 듣지 않았다는 김연아가 새삼스레 자신의 데뷔 프로그램을 다시 부활시킨 이유는 어쩌면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초심'을 되살리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데뷔 무대에서 세계를 놀라게했던 소녀는 해설자의 말대로 세계를 제패한 피겨여왕이 됐다. 잠시의 휴식을 뒤로 하고 경쟁 무대에 복귀한 김연아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많았지만 그가 이날 선보인 록산느의 탱고는 만인의 걱정을 불식시켰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향한 김연아의 의지는 록산느의 탱고에 담긴 초심만큼이나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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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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