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각 vs 카라, 3년연속 맞대결 인연 또는 악연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08.25 11: 21

[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허각과 카라가 3년 연속 음원 차트에서 뜨거운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두 팀이 난공불락의 인기를 얻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도전장을 내민 것인데, 1년여 만에 컴백한 카라의 경우 어느 정도 반응을 얻을 지에 관심을 뒀지만, 여가수 지아와 듀엣 곡을 발표한 허각이 무서운 복병으로 등장할지는 몰랐다.
 현재 미국에 체류하며 앨범 발매 협의 및 적극적인 프로모션 활동까지 펼치고 있는 싸이의 경우는 일단 예외로 한다면, 무려 3년 째 같은 시기에 신곡을 발표하며 각종 차트에서 ‘열혈 경쟁’을 치르고 있는 허각과 카라의 운명적인 대결은 흥미롭게 지켜 볼만한 일이다.
이 두 팀의 기구한(?) 인연을 거슬러 올라 가보자. 2010년 가을 아마추어 허각이 “슈퍼스타K2”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발표한 디지털 싱글 ‘언제나’는 10월 마지막 주 발표된 후 11월 초 2~3주에 걸쳐 각종 음원 사이트 주간 차트 정상을 차지한다. 지상파 음악방송에서는 TV 출연 없이 1위 후보에 오르는 이변이 화제가 된 바 있다. 허각이 각종 주간 음원 차트 1위에 오른 11월 첫 주 카라는 네 번째 미니 앨범 발매와 함께 ‘점핑(Jumping)’을 타이틀 곡으로 활동을 시작하는데, 음반 판매와 활발한 방송 활동을 통해 각종 음악 방송 1위 트로피를 거머쥐지만 음원 차트에서는 상대적으로 허각에 비해 만족스러운 성과는 얻지 못했다.

작년에 두 팀은 9월에 또 다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이번에는 카라가 먼저 9월 첫 주 정규 앨범 “Step Up”의 동명 타이틀 곡을 내세워 활동을 해나갔다. 반면 9월 둘째 주 허각은 정식 가수로 데뷔하며 첫 번째 EP “First Story”에서 ‘Hello’를 통해 나아진 음악적 완성도를 과시하며 “뮤직뱅크” 1위와 연말 각종 신인상을 휩쓰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특히, 앨범보다는 음원 차트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냈지만 엇비슷한 시기에 “슈퍼스타K3” 후배들과 ‘나는 가수다”에서 발표된 각종 리메이크 곡들이 뜨거운 사랑을 받게 되자, 1주 만에 정상의 자리를 내줘야 하는 약간의 아쉬운 결과를 얻기도 했다. 카라는 지난해도 후배가수 허각에게 음원 성적은 뒤졌지만, 소위 “카라 사태”이후 심기일전에서 발매한 앨범으로 음반 판매량에서는 나쁘지 않은 성과를 얻게 되었다.
가요계에서 3년 연속으로 두 가수가 동일한 시기에 경쟁을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는데, 카라와 허각은 3년 연속으로 음원 차트에서 또 다시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이번에는 일 주 간격이 아닌 하루 차이로 새로운 신곡을 선보이며, ‘필연적인 만남’을 음원 차트상에서 갖게 되었다. 물론 5집 미니 앨범 “판도라”로 방송 활동을 펼칠 카라 와는 달리, 특별한 곡 홍보를 하지 않는다는 허각은 차트상에서의 성적보다는 지아라는 노래 잘하는 여성 아티스트와의 듀엣 곡 발표에 의의를 두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올해 역시 발표하는 노래마다 실시간 또는 일간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음원 강자’로 맹위를 떨친 허각의 저력이 새롭게 공개한 어쿠스틱 발라드 넘버 ‘I Need You’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카라의 경우에는 ‘만리장성 싸이’와 ‘신흥 강자’ 허각과의 버거운 경쟁 상황에서 이전 보다 나은 음원 차트 성적을 거두게 될 지가 역시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어쨌든 2010년부터 3년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는 허각과 카라의 음원 차트 경쟁이 비록 1위가 아닌 2•3위권 싸움으로 비춰질 지라도, 언론사들에게는 좋은 기사거리를 제공하고 음악 팬들에게는 흥미로운 대결 구도를 지켜볼 수 있는 즐거움을 줘서 글을 마무리하는 필자 역시 고마울 따름이다.
[대중음악 평론가]osenstar@osen.co.kr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