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빅리그행' 기성용의 길 이어 밟을까?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8.25 12: 53

기성용(23, 스완지 시티)이 밟은 '빅리그행' 길을 김보경(23, 카디프 시티)도 밟을 수 있을까?.
김보경이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으로 출국했다. 워크 퍼밋(취업허가서) 발급으로 인해 국내에서 체류 중이었던 김보경은 모든 문제가 해결되자 즉시 영국으로 떠났다.
김보경은 도착 직후 소속팀 훈련에 복귀, 빠른 시일 내에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몸 상태를 끌어 올릴 전망이다. 김보경은 이르면 다음달 2일 울버햄튼과 홈경기서 팬들에게 인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김보경의 유럽 진출은 시간 문제였다. 일본 J리그 세레소 오사카에서 뛰면서 기량은 탈아시아급으로 평가 받았기 때문. 김보경은 이미 지난해부터 많은 유럽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김보경은 올림픽 메달 도전에 전념하기 위해 모든 이적 제안을 거절했고, 결국 한국 축구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하며 가장 큰 걸림돌인 병역을 해결하게 됐다.
하지만 챔피언십 진출은 의외였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비롯해 유럽 상위리그들의 구애를 마다하고 잉글랜드의 2부리그로 진출할 것이라 생각한 이는 드물었던 것. 특히 분데스리가 챔피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김보경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김보경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일단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었다. 그 점을 신중하게 고려했고, 두 번째로 감독님의 스타일을 살펴봤다. 그래서 카디프를 택하게 됐다"고 답했다.
김보경이 원한 선택이지만 현재 상황을 봐서는 크게 눈에 띄는 이적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김보경의 선택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보고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카디프는 종착지가 아닌 교두보인 것.
김보경은 "첫 번째 목표는 좋은 경기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카디프를 프리미어리그로 승격시키고 싶다. 하지만 최종 목표는 프리미어리그서 뛰는 것이다. 특히 빅4(1위~4위)에서 경기를 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고 자신의 목표를 명확하게 밝혔다.
이러한 김보경의 생각은 2년 전 한국을 떠났던 기성용과 궤를 같이 한다. 2010년 1월 기성용은 유럽 빅리그로 가기 위한 교두보로서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셀틱에 합류했다. 물론 유럽의 변방을 택한 탓에 많은 걱정과 우려의 시선이 따라다녔고, 기성용의 부진도 있었다. 하지만 기성용은 모든 것을 극복, 셀틱의 주전으로 성장해 결국 자신의 힘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스완지로 떠나게 됐다.
비록 기성용의 스완지 이적이 김보경의 이적 결정보다는 늦었지만, 유럽 무대의 선배가 밟아온 성공적인 길을 김보경이 참고하기에는 충분했다. 빅리그의 수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던 기성용을 바라보는 김보경으로서는 빅리그 직행보다는 자신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곳에서 인정을 받아 빅리그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에 충분했다.
김보경의 대담한 결심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올림픽 동메달로 병역 문제가 해결되어 빅리그 진출을 향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을 수 있게 된 것. 김보경은 "동메달로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다. 조금 빠르면 2~3년 안에 빅리그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3~4년 안에는 빅리그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자신의 꿈을 전했다.
김보경의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적응을 꼽았다. 그는 "(박)주영이형과 (구)자철이형, (기)성용이형 등이 조언을 해줬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축구를 잘해야 하지만 그 다음이 적응이라고 했다"며 "올림픽이 끝나고 훈련량과 경기 감각이 모두 떨어졌지만 보완한다면 빠른 적응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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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허종호 기자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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