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한 박철우의 맹활약에 힘입어 대한항공을 꺾고 수원컵 대회 결승전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2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 수원컵 프로배구대회 준결승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25-19 32-30 22-25 25-17)로 물리치고 결승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삼성화재 승리의 일등공신인 박철우는 이날 경기서 50득점을 기록하며 양 팀 최다득점자에 이름을 올린 동시에 후위 17점, 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3개를 기록하며 대회 통산 7호 트리플크라운 기록을 작성했다.
삼성화재는 큰 변화 없이 고희진 여오현 석진욱 등 고참들의 수비벽에 고준용과 박철우를 좌우에 세웠다. 대한항공은 삼성화재를 맞아 김학민과 곽승석 그리고 세터 한선수를 모두 기용하며 베스트 멤버로 나섰다. 부상 선수 때문에 컵대회 기간 동안 깜짝 포지션 변신을 해왔던 최부식 역시 이날 리베로로 정상 출전했다.

대한항공은 '숙적' 삼성화재를 상대로 1세트부터 리드를 이어갔다. 시작부터 한선수의 서브에 흔들린 삼성화재는 고준용-박철우의 좌우 쌍포가 대한항공의 블로킹벽에 틀어막히면서 속절 없이 연속 실점을 허용, 0-6으로 끌려가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박철우의 오픈이 블로킹벽을 뚫고 나가며 삼성화재의 첫 득점이 터졌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아랑곳 없이 삼성화재의 코트를 맹폭했다. 대한항공의 블로킹벽은 높았고, 한 번 벌어지기 시작한 점수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살아난 박철우를 앞세워 1세트 중반부터 무섭게 추격에 나섰다. 연속 백어택과 오픈 공격, 블로킹에 서브 에이스까지 기록하며 1세트에만 15득점을 기록한 박철우의 맹활약에 12-16의 점수가 단숨에 20-17로 뒤집혔다. 당황한 대한항공을 상대로 박철우는 여전히 맹위를 떨쳤고 결국 삼성화재가 25-19로 1세트를 가져갔다.
1세트에서 기적같은 뒤집기를 성공시킨 삼성화재는 2세트도 초반부터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한항공도 김학민과 곽승석의 공격이 불을 뿜으며 팽팽한 접전을 만들었다. 11-11부터 이어진 1점차 공방전의 균형은 깨질듯 깨지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듀스에 돌입했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접전이 2세트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김학민의 퀵오픈과 박철우의 백어택이 시소 게임처럼 작렬하며 평행선을 그리던 양 팀의 균형을 깬 것은 결국 박철우였다. 삼성화재는 박철우의 연속 백어택 성공에 힘입어 길고 긴 듀스 승부를 마치고 32-30으로 2세트마저 가져갔다.
위기에 몰린 대한항공은 한선수의 서브 에이스와 류윤식의 연속 득점으로 8-10 리드를 만들며 3세트를 앞서나갔다. 하지만 승리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삼성화재도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지 않았다. 양 팀 간 치열한 추격전이 다시 한 번 재현되며 물고 물리는 접전이 이어졌다.
1, 2세트 모두 리드를 잡고도 박철우에게 실점을 허용, 역전당하며 자존심이 상한 대한항공은 3세트 초반 잡았던 근소한 우위를 놓치지 않고 버텨냈다. 김학민의 공격에 더해 교체 투입된 김민욱은 3세트에만 7득점을 뽑아내며 비장의 카드 임무를 소화했고 고비 때마다 터진 진상헌의 속공은 삼성화재의 추격 흐름을 끊으며 22-25로 대한항공이 1세트를 만회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승부를 되돌리기엔 너무 늦은 반격이었다. 삼성화재는 3세트를 빼앗긴 후 전열을 재정비해 거침없이 대한항공을 몰아붙였다. 블로킹 득점을 기록하며 트리플크라운을 이뤄낸 박철우와 석진욱의 오픈 공격이 연속으로 성공, 8-4를 만든 삼성화재는 이후 단 한 번도 대한항공의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이날 승리한 삼성화재는 26일 같은 장소에서 결승에 먼저 선착한 LIG손해보험과 우승을 두고 마지막 결전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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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