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청애(윤여정)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장수(장용)에게 충격을 안기긴 했나보다. 기존의 무뚝뚝하고 근엄했던 장수가 애교 넘치는 말투로 아내에게 달라질 것을 다짐했기 때문이다.
25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굴당)에서는 장수가 처제의 집에서 기거하고 있던 아내 청애를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설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보이스피싱 덫에 걸려 큰 충격을 받았던 장수는 이날 비로소 청애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장수는 처제 집에서 여전히 머물겠다는 아내에게 "이왕 잘 잠 우리집에 가서 자면 안 될까? 우리집에 가서 자자"하고 애교를 부리는 것을 비롯해서 "귀남이네처럼 살자"며 앞으로 청애에게 다정하고 살뜰한 남편이 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아내로부터 돌아오는 대답은 "약 먹었냐"는 찬 물을 끼얹는 듯한 반응. 평생을 남편과 서먹서먹했던 청애가 느끼기에 장수의 이 같은 반응은 어색함 그 자체였다.
청애의 마음을 돌린 건 장수의 진심어린 사과였다. 장수는 아들 귀남(유준상)을 잃은 아픔을 아내 탓으로 돌려 평생을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지하게 사과했고, 이에 청애는 잠정 가출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갈 뜻을 결심할 수 있었다.
이들 두 사람은 표현에 인색한 전형적인 대한민국 중년부부를 대표하는 인물들. 위기를 겪고 나서야 변화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인생사에서 이 두 사람은 깨소금 볶는 커플로 거듭날 수 있을까. '넝굴당' 전개에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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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넝굴당'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