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감독, "전현태, 2군에서 외야 수업받아라"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26 10: 02

"내야는 쉽지 않겠다".
한화 한대화 감독이 내야수 전현태(26)에게 외야 수업을 지시했다. 지난 21일 개막 후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전현태는 그러나 1군에서 2경기를 뛰고 4일 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공격보다도 기본적인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내 2군행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우천 노게임이 된 지난 21일 문학 SK전에서 상대의 2루 도루 때 아웃 타이밍에 공을 놓치며 주자를 살려줬고, 포수의 송구 실책 때에는 커버플레이에도 실패하며 주자 진루를 허용했다. 지난 23일 문학 SK전에도 8회 이호준의 평범한 병살타성 타구에도 2루 송구가 빗나갔다. 이닝이 종료되어야 할 상황이 졸지에 1사 2·3루로 돌변해 추가점을 주고 말았다.

결국 25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전현태를 2군으로 돌려보낸 한대화 감독은 "내야는 쉽지 않겠다. 달라진 게 없다. 아무래도 내야 수비에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앞으로 나아질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2군에서 외야 수비 훈련을 받아보라고 했다"는 말로 그의 외야 전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즌 중 이례적인 결정이다.
부산고를 졸업한 뒤 지난 2005년 2차 2번 전체 12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전현태는 빠른 발과 장타력을 두루 갖춘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불안한 내야 수비가 늘 문제였다. 주포지션이 2루인데 안정감이 떨어졌다. 공식 기록된 실책 개수뿐만 아니라 커버플레이·중계플레이 등 기본기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지난해 전현태에게 많은 기회를 줬으나 기대 만큼 활약하지 못하는 것에 거듭 아쉬움을 나타낸 한대화 감독은 그때도 외야 전업을 고려했다. 그러나 올해 역시 별다른 발전이 보이지 않자 이제라도 외야 전업 필요성을 느꼈다. 전현태의 최대 약점인 송구 능력에 대해 한 감독은 "내야수가 송구를 하지 못하는 건 심리적인 문제가 크다. 대학 감독 할 때부터 그런 선수들을 많이 봤다"고 떠올렸다.
대표적인 선수가 유한준(넥센)이다. 한 감독의 동국대 시절 내야수로 스카우트된 유한준은 그러나 송구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외야로 전업했다. 외야 전향 후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위력적인 수비수로 거듭났다. 전현태 역시 송구에 약점이 있지만, 빠른 발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잔플레이가 많은 내야보다 외야에서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말처럼 쉬운 건 아니지만 이제는 변화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화 팀 사정도 외야수를 필요로 한다. 좌익수 최진행을 제외하면 붙박이 외야수가 없다.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올 정현석이 있지만 그 역시 오른손 외야수. 강동우·추승우·고동진·김경언 등 왼손 외야수들은 30대로 전성기가 지나가고 있다. 20대 중반의 발 빠른 전현태가 외야 전업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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