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가뭄에 콩나는 격' 10승 투수, 왜이러나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8.26 15: 28

팀당 100경기를 치르고 남은 경기가 30경기 안팎인 2012 프로야구에서 10승투수를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8월 25일 현재 10승 이상을 올린 투수는 장원삼(삼성. 14승5패), 나이트(넥센. 12승3패), 탈보트(삼성. 12승2패). 유먼(롯데. 12승5패), 니퍼트(두산. 11승8패), 주키치(LG. 10승6패), 앤서니(KIA. 10승9패) 등 7명입니다.
이들 중 국내 선수는 장원삼이 유일합니다.
올 시즌 최종적으로 10승이 가능한 투수는 현재 6~7승을 기록하고 있는 투수들인데 삼성은 배영수(9승5패), 고든(9승3패) 두명이 10승에 올라서기 일보직전이어서 4명의 10승투수가 탄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10승이 한명도 없는 SK에서는 김광현(7승3패), 윤희상(6승8패), 이재영(6승3패) 박희수(7승1패) 4명이나 앞으로 거의 전승을 거두어야 하고 박희수와 이재영은 불펜이어서 불투명합니다.
롯데는 이용훈(8승4패)이 유력하지만 잔부상이 걸림돌이고 송승준(6승9패)과 사도스키(6승6패)는 앞으로 전승을 올려야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산에서는 이용찬(9승9패)이 6년만에 개인 최초의 10승을 눈앞에 두었고 노경은(7승5패)도 10년만에 처음으로 10승 고지를 밟을만해 10승이 세명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KIA는 지난 해 17승으로 다승왕에 올랐던 윤석민(7승5패)과 소사(7승6패) 세명이 기록할만 한데 부진한 팀 타선이 문제입니다.
넥센은 벤 헤켄(9승4패)만이 유력하고 박성훈(5승4패), 김영민(5승8패) 등 토종선수들은 5승 이하여서 올해는 외국인투수 두명만이 10승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LG 역시 김광삼(6승9패)이 국내선수 중 가장 많은 승수를 기록하고 있어 주키치 한명만이 10승투수로 남겠고 한화도 김혁민(6승8패), 류현진(5승8패), 박찬호(5승7패), 유창식(5승5패) 세명은 10승을 올리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국 올해 10승 이상을 기록할만한 투수는 15명 내외이고 이중 국내 투수는 6명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8개 구단은 올해 한결같이 외국인선수 등록에서 투수들만 2명씩 선발해 기용했는데 10승 이상이 기대되는 선수는 9명이고 마무리로 30세이브를 올려 준수한 성적을 거둔 프록터(두산)를 합치면 10명이 제 몫을 해준 셈입니다.
국내 투수로 한 시즌 10승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지난 해 7명, 재작년 9명 등 2000년대들어 6명 이상이 매해 나왔으나 올해처럼 6명 미만의 투수가 나오는 경우는 처음이어서 외국인 투수들에 비해 성적이 저조한 편입니다.
류현진, 윤석민, 김광현 등 최고투수 3인방도 10승 달성이 아슬아슬하게 된 원인은 소속 팀들의 타선 지원과 본인의 부상, 컨디션 여부가 가장 큰 이유이지만 국내 선발투수들의 승수 하락은 지도자들의 팀 운영 방식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양상문 MBC 스포츠 해설위원은 “외국인 투수들을 모두 데려와 주로 선발로 기용하고 웬만한 국내 투수들은 불펜으로 돌려 국내 투수들이 선발로 나갈 기회가 줄어들었다.”면서 “점점 불펜의 무게가 커지고 역전패를 막기 위해 능력있는 국내투수들이 선발승을 기록하는 게 적어졌다.”고 분석합니다.
양 위원은 또 “최근 야구가 타자들의 타격 능력이 투수들의 투구 능력보다 앞서 발달하는 바람에 투수들은 서로 맞지 않으려고만 하다보니 선발승이 적어졌다.”면서 “특히 우리야구는 수년전부터 선발-중간-마무리 체제를 유난히 강조하고 있고 선발 투수들이 조금만 점수를 주거나 실점 위기를 맞으면 바로 강판 시키는 경향이 강해져 5이닝을 못 던지고 내려오는 투수들이 많아져 문제다.”라고 지적합니다.
일본식 야구와 ‘지키는 야구’에 다른 지도자들도 경기 운영 방식을 따라해 선발투수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삼성 장원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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