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빅리거들의 맞대결. 후배 서재응이 웃고, 선배 박찬호가 울었다.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와 '컨트롤 아티스트' KIA 서재응(35)이 26일 대전구장에서 첫 선발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4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박찬호를 5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승리투수가 된 서재응이 압도했다. 서재응은 시즌 6승(7패), 박찬호는 8패(5승)째를 당했다. 평균자책점은 서재응이 3.53에서 3.38로 내려갔고, 박찬호는 4.42에서 4.65로 올랐다.
▲ KIA 타자들의 끈질긴 승부

박찬호는 올 시즌 5번째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됐다. 5회 1사까지 총 투구수가 무려 104개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해 이닝당 투구수가 17.2개인 박찬호는 이날 무려 이닝당 평균 20.8개를 던졌다. KIA 타자들이 아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박찬호를 제대로 괴롭힌 영향이었다.
KIA 타자들은 박찬호와 무려 5차례나 풀카운트까지 몰고 가며 끈질기게 승부했다. 풀카운트 포함 5구 이상 승부가 14차례에 달할 정도로 박찬호를 괴롭혔다. 21타자 중 무려 14타자가 5구 이상 승부했으니 박찬호로서도 힘이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2구 이내 타격은 희생번트 포함 3번밖에 되지 않았다.
특히 투스트라이크 이후 파울 커트만 무려 8번 있었다. 박찬호의 예리한 변화구에 배트가 속지 않으며 잘 참았고, 가운데 들어오는 공에만 반응했다. 아웃을 당해도 쉽게 당하지 않았다. 1번타자 이용규를 박찬호를 상대로 1회와 3회 모두 범타로 물러났지만 6구·5구 승부를 펼쳤다. 박찬호의 진을 빼놓은 경기였다.
▲ 한화 타자들의 성급한 타격
반면 서재응은 너무 편하게 던졌다. 5회까지 사사구 없이 총 투구수가 61개밖에 되지 않았다. 이닝당 투구수가 12.2개로 박찬호보다 8개 넘게 적었다. 삼진은 2개. 맞춰 잡는 피칭으로 경기를 쉽게 쉽게 풀어갔다. 한화 타자들의 성급한 타격은 서재응을 편하게 해줬고, 지쳐있던 박찬호의 휴식 시간을 짧게 만들었다.
초구 타격은 3회 선두타자 최진행의 우전 안타 한 차례 뿐이었지만 2구 타격이 5차례나 있었다. 결과는 모두 범타. 3구 타격도 4차례였으나 역시 모두 범타. 3구 이내 타격만 10차례로 공격적인 타격을 펼쳤지만10타수 1안타로 결과가 안 좋았다. 박찬호 상대로 한 KIA 타자들의 3구이내 승부가 4번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너무 공격적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서재응의 공격적인 피칭도 한 몫 했다. 서재응은 17타자를 상대로 11차례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61개 공 중에서 스트라이크 43개, 볼 18개. 스트라이크 비율이 70.5%로 매우 환상적이었다. 컨트롤 아티스트답게 불리한 볼카운트는 두 번밖에 없었다. 늘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하며 한화 타자들과의 승부를 유리하게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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