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찬, 발로 롯데를 수렁에서 건지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8.26 20: 21

롯데 자이언츠의 가장 강력한 득점 옵션 가운데 하나가 바로 김주찬의 빠른 발이다. 7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기동력을 갖춘 김주찬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주루플레이로 혼을 빼놓곤 한다.
김주찬은 루징시리즈의 위기에 몰린 팀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2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에서 김주찬은 좌익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장,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롯데는 3점을 뽑아 3-2로 승리를 거뒀는데 김주찬은 팀 득점의 모든 장면에 핵심적으로 관여했다.
최근 타격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는 두산과의 앞선 2경기에서 2득점에 그쳤다. 1차전은 무득점, 2차전은 2점을 뽑아 신승을 거뒀다. 26일 경기에서도 롯데는 두산 선발 김승회의 호투에 가로막혀 전혀 힘을 못 썼다. 여기에 사도스키는 4회 양의지에게 투런포를 맞으면서 롯데는 선취점을 내줬다.

그런 롯데에게 4회 바로 나온 만회점은 컸다. 김주찬은 선두타자로 등장, 우측 펜스를 직접 때리는 안타로 출루했다. 타구가 워낙 빨랐고, 우익수 정진호의 펜스플레이가 좋아 2루까지는 못 갔다. 여기서 김승회의 폭투가 나왔고, 김주찬은 빠른 발로 2루를 지나 3루까지 안착했다. 이어진 손아섭의 좌익수 방면 짧은 뜬 공때 김주찬은 거침없이 태그업, 포수의 블로킹을 피해 홈에 들어오는 데 성공했다.
김주찬은 6회 2사 후 2루타를 치며 다시 출루했지만 이번엔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1-2로 뒤진 8회, 오로지 발로 경기를 뒤집었다. 황재균의 2루타로 시작된 1사 3루 기회에서 김주찬은 과감한 스퀴즈번트를 시도했다. 이때 3루 주자 황재균은 여유있게 홈을 밟았고, 투수 홍상삼이 공을 더듬으면서 김주찬까지 살려줬다.
여기서 김주찬의 발은 멈추지 않았다. 손아섭의 짧은 중전안타 때 김주찬은 미리 스타트를 끊어 3루까지 안착했다. 이어 용덕한의 스퀴즈 번트가 또 나왔다. 이번엔 타구가 약간 빨라 홈에서 승부가 될 타이밍, 그러나 3루 주자 김주찬의 빠른 발과 태그를 피하는 기술적인 슬라이딩이 한 수 앞이었다. 결국 김주찬이 손으로 홈을 짚으면서 롯데의 결승 득점이 만들어졌다.
경기가 끝난 뒤 김주찬은 "동점부터 만들기 위해 3루 주자를 들어오게 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스퀴즈 번트를 시도하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3루에 있는 재균이가 발을 빨라 약하게 갖다 댔는데 운이 좋았다. 작전으로 이길 수 있어 정말 기쁘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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