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그룹행' 인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8.26 21: 16

인천이 스플릿 시스템의 하위 그룹행을 확정했지만 그들의 질주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26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0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서 0-0으로 비겼다.
인천은 이날 승점 1점을 획득해 40점으로 경남과 타이를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3 대 -2로 뒤지며 9위를 확정, 스플릿 시스템의 하위 그룹에 속하게 됐다.  

인천은 개막전 패배를 시작으로 3연패를 당했다. 대전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지만 이후 12경기 무승이라는 극심한 침체기를 보냈다. 이 과정에서 관중 폭력 사태와 허정무 전 인천 감독의 자진사퇴 등의 아픔을 겪으며 경기장 안팎으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 4월 15일 상주전을 통해 김봉길 감독이 허정무 전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한 번 침체된 분위기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좋은 경기 내용을 펼치고도 결정력 부족과 뒷심 부족으로 9경기 동안 승리를 올리지 못하자 팀 분위기와 성적은 바닥을 쳤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원망스러울 법했지만 김봉길 감독은 무승의 화살을 선수들에게 돌리지 않았다. 선수들을 질책하지도, 1승에 대한 부담감도 주지 않으며 모든 무거운 짐을 자신의 어깨에 오롯이 짊어졌다.
이렇게 변함 없이 믿음의 리더십을 보인 수장의 휘하 아해 인천은 하나로 똘똘 뭉쳤다. 그리고 거짓말 같은 반전 드라마가 지난 6월 23일 상주전을 통해 시작됐다. 12경기 무승에 시달리고 있던 인천은 추가시간에 터진 설기현의 헤딩 골로 상주에 1-0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무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고대했던 승리를 이루자 인천은 거칠 것이 없었다. 결정력 부족과 뒷심 부족을 동시에 해결한 인천은 이후 12경기서 8승2무2패라는 믿기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 번의 반전만 있으면 충분히 연승할 수 있다'던 김 감독의 믿음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다. 지난 4일 전남전 승리를 기점으로 울산 전북 제주 등의 강팀들을 잇달아 연파하며 파죽의 5연승 행진을 달렸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여기에 경남이 광주를 잡으며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이제 인천은 지난 날의 아픔과 영광을 뒤로 하고 남은 14경기를 통해 치열한 강등 싸움을 벌어야 한다.
하지만 인천의 질주는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잇달은 어려움 속에 코칭 스태프와 선수단, 서포터, 구단 프런트가 모두 하나가 돼 바닥을 헤맸던 성적을 9위까지 끌어올렸다. 하위 그룹의 맨 꼭대기에서 시작하는 인천의 새로운 비상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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