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최재훈 있음에…두산의 위안거리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8.27 07: 48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25)는 평소 표정 변화가 많지 않다. 누구와 이야기를 하든 무심한 듯 대답을 하는 건 이제 양의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하지만 24일과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연속 결장을 하자 마음이 조금은 상한 듯 했다. 26일 경기를 앞두고 두산 김진욱 감독이 양의지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지만 무표정하게 "예"라고 짧게 답할 뿐이었다.
김 감독이 양의지를 쉬게 한 것은 체력안배가 이유다. 26일 경기 전까지 양의지는 두산이 치른 105경기 가운데 96경기에서 마스크를 썼다. 시즌 막판으로 가면서 아무래도 체력적인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타율도 많이 떨어졌다. 6월까지 3할대를 줄곧 유지한 양의지였지만 7월과 8월 두 달동안 타격도 하락 페이스를 보였다.
이틀을 쉰 덕분일까. 양의지는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꽉 막힌 팀의 공격 활로를 열었다. 26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경기에서 양의지는 포수 7번 타자로 라인업에 복귀했다. 2회 첫 타석에서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던 양의지는 4회 한 방을 터트렸다.

양의지는 0-0으로 맞선 4회 1사 이후 1루에 주자를 놓고 상대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를 상대로 좌중간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풀카운트에서 사도스키의 146km 싱커가 한 가운데 몰렸고, 이를 놓치지 않은 양의지는 비거리 120m짜리 홈런포로 연결시켰다. 양의지의 올 시즌 4호 홈런, 그리고 두산의 이번 주 두 번째 홈런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양의지의 홈런으로 얻은 점수를 끝까지 지켜내지 못하고 2-3, 역전패를 허용하고 말았다. 두산이 이번 주 얻은 총 득점은 8점, 경기당 1.6점으로 타선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그나마 양의지의 홈런 한 방이 이날 두산 득점의 전부였다.
이번 시리즈에서 두산 야수들 가운데 제 몫을 한 건 두 명의 포수였다. 24일 경기의 영웅인 최재훈은 연이틀 선발 마스크를 쓰면서 주전포수 양의지의 체력부담을 덜어줬고, 수비에서는 공백을 느끼지 못할 만큼 노련한 경기운영을 보여줬다. 특히 24일 경기에선 0-0으로 맞선 9회 2사 1,2루서 극적인 결승 2루타를 터트리기도 했다.
많은 구단들이 포수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두산은 젊은 두 포수가 있기에 든든하다. 양의지는 우리 나이로 이제 26살, 최재훈은 24살 밖에 안 됐다. 게다가 두 선수 모두 군복무를 마친 상황, 앞으로 10년 이상은 활약이 가능하다. 포수왕국 두산이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젊은 포수에 함박미소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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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백승철 기자,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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