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았다. 10승의 꿈, 절대 못 버린다.
'컨트롤 아티스트' KIA 서재응(35)이 생애 첫 10승에 대한 꿈을 이어갔다. 서재응은 지난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5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6승(7패)째를 수확했다. 여전히 10승까지는 4승이 더 필요하지만 서재응은 자신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서재응은 "아직 10승을 포기하지 않았다. 앞으로 32경기가 남아있는데 5~6번 정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쉽지 않겠지만 도전해보겠다. 10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10승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실히 천명한 것이다.

그럴 만하다. 지난 1997년 뉴욕 메츠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서재응은 풀타임 메이저리거 첫 해였던 2003년 9승을 거두며 10승의 꿈에 다가갔다. 2005년에는 14경기에서 8승을 따냈으나 전반기 대부분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낸 게 아쉬웠다. 2007년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트리플A에서 더햄에서도 9승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10승의 벽은 높았다. 한국 복귀 3년째였던 2010년에도 개인 최저 평균자책점 3.34로 호투했지만 9승에서 10승으로 오르지 못했다.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에서 다승왕을 노린 양현종에게 선발등판을 양보한 게 아쉬웠다. 2011년에도 시즌 초반 팀 사정상 불펜으로 뛰는 바람에 최종 8승에서 마무리해야 했다.
한국 복귀 5년차가 된 올해 선동렬 감독의 부임과 함께 스프링캠프를 충실히 소화하며 생애 첫 10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2경기 중 11경기를 퀄리티 스타트했고, 평균자책점 3.38은 리그 전체 9위이자 토종 투수 중에서는 5위로 다섯손가락에 든다. 그러나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승수를 쌓는데 있어 애를 먹었다.
퀄리티 스타트한 11경기에서 4승5패로 승보다 패가 많다. 퀄리티 스타트 5패는 리그를 대표하는 불운의 에이스 류현진(한화)과 같다. 무득점 7경기, 1득점 1경기, 2득점 2경기로 2득점 이하 지원이 10경기에 달할 정도로 운이 따르지 않았다. 선동렬 감독도 "이상하게 서재응이 나오는 날 타자들이 도와주지 못한다"며 답답해 할 정도로 KIA의 징크스가 되어갔다.
하지만 6승째를 거두며 10승 발판을 마련했다. 한화전을 마친 후 팔꿈치 뭉침 증세로 5회만 던지고 내려갔지만 다음 경기는 지장없다. 서재응은 "큰 이상없다. 다음 경기 던지는데 문제없을 것"이라며 "우리 투수들이 최소 실점으로 막으면 언제든 이길 수 있다. 최소 실점으로 막아야 한다는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불운을 딛고 일어선 서재응 10승 불씨, 아직 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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