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예능 전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KBS 2TV 해피 선데이'와 SBS '일요일이 좋다'의 엎치락뒤치락 오랜 싸움이다. 같은 시간 MBC '일밤'은 경쟁에 제대로 끼지도 못하는 방관자 신세일 뿐. 두 강자 '해선'과 '일요일'의 전면전 속에서 무엇을 볼까 고민하는 시청자들은 요즘 행복하다.
AGB 닐슨 집계에 따르면 26일 '해피선데이'는 통합시청률 15.5%를 기록, 14.2%에 그친 '일요일이 좋다'를 1.3%포인트 차로 누르고 2주째 승리를 거뒀다. 한동안 '일요일'에 밀렸던 '해선'은 최근 두 코너 '남자의 자격'과 '1박2일'의 새로운 멤버들이 캐릭터를 굳히고 자리를 잡으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비해 '일밤' 부진이 골은 깊고도 길다. 이날 1부 '승부의 신'은 3.9%, 2부 '나는 가수다2'는 4.6%로 극히 부진한 성적을 올리며 사실상 애국가 시청률의 수모를 겪었다. 한 때 '나가수' 돌풍을 일으키며 '1박2일'과 '런닝맨'의 아성에 도전하던 패기와 열정은 사라진지 오래다.

이날 ' 1박2일'에서는 멤버들이 각각 자신의 보호자(?)를 대동하고 퇴근하는 이색적인 ‘퇴근 미션’을 수행해 폭소탄을 터뜨렸다. 지난 주 자급자족 캠핑 여행에 이어 이날 제작진은 멤버들에게 '퇴근을 원하면 보호자를 불러야한다'는 긴급 미션을 부여해 재미를 증폭시켰다.
이번 미션의 하이라이트는 김승우. 다른 멤버들이 새벽부터 강원도 철원까지 달려와 줄 보호자를 구하느라 전화통을 구워삶다가 성시경, 차태현, 주원, 엄태웅, 이수근의 순서대로 퇴근을 하면서 김승우는 안절부절. 그러나 마지막 순간, 최근 시청률 40%선을 돌파하며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KBS 2TV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여주인공을 맡고 있는 그의 아내 김남주가 깜짝 등장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김남주를 본 제작진은 깜짝 놀랐고, 김승우 역시 김남주의 모습을 보고 활짝 웃었다. 김남주는 "반갑다 친구야"라면서 김승우와 포옹을 했고, "'1박 2일' 이렇게 찍는구나"라며 "촬영 끝나고 들어와서 옷을 다 벗고 샤워하려는데 전화를 받았다. 바로 왔다"고 '내조의 여왕'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1박2일'에 맞서는 '일요일'의 주력 프로 '런닝맨'에서는 '걷지 말고 사귀어라. 로맨틱 레이스'라는 기발하고 특이한 소재의 게임으로 시청자 화제와 관심을 모았다. '런닝맨' 멤버들은 게스트로 출연한 '공블리' 공효진의 심박수를 올리는 미션을 받았다. 엠블랙 멤버 이준은 현대무용을 선보이고, 가수 김종국은 공효진을 번쩍 안아 심박수를 올리는데 열을 올리는 등 '런닝맨' 특유의 경쟁 게임이 시청자 웃음보를 자극했다.
여기서 국민MC 유재석은 자신의 섹시한(?) 뒤태로 공효진을 유혹하며 심박수 올리기를 시도, '역시 유재석'이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무릎을 굽히지 않고 허리만 굽혀 뒤태를 그대로 드러낸 것. 유재석은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줍는 척하며 공효진에게 고혹적인 뒤태를 뽐냈고 공효진이 즐거워하며 심박수가 올라가자 유재석은 이를 놓치지 않고 계속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주워 심박수 사냥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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