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무지개 덕입니다".
최진한 감독이 이끄는 경남 FC는 지난 26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 30라운드 광주 FC와 경기서 최현연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경남은 승점 40점을 기록하며 8위이던 인천과 타이를 이뤘지만 득실에서 +3으로 -2의 인천을 따돌리고 10위에서 8위로 점프, 상위 스플릿에서 후반기를 맞이하게 됐다.
노는 물이 달라진 경남 최진한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서 뜬금없는 '쌍무지개' 이야기를 꺼냈다. 바로 올해 2월 전지훈련을 펼친 사이프러스의 라르나카에서 만난 쌍무지개였다.

지중해 섬나라인 사이프러스는 전지훈련을 치르기에 좋은 조건. 온순한 날씨와 함께 비가 자주 오지 않고 오더라도 굵은 빗방울이 아닌 여우비가 내리기 때문에 훈련하는 데 큰 부담이 없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사이프러스로 전지훈련을 떠난 경남은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도중 여우비가 내렸다. 훈련 막바지의 열기를 식혀주는 비였다. 또 이와 함께 쌍무지개가 떴다.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갑작스럽게 만날 수 있었던 것.
특히 쌍무지개는 전지훈련을 온 팀들에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었다. 사이프러스 현지 훈련장 관리자는 당시 무지개로 인해 경남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제 일처럼 기뻐했다. 관리자는 "축구장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 프로팀이 전지훈련을 왔다. 코치 조가 이끄는 치타스가 이 곳에서 훈련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 우승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관리자가 말한 코치 조는 조광래 감독이고 치타스는 안양 LG를 의미한 것.
훈련장 관리자는 분명 최진한 감독의 경남도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광래 감독이 경남 재임 시절 사이프러스를 찾은 뒤 '조광래 유치원'의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던 것.
도-시민 구단 중 유일하게 상위 스플릿에 진출한 경남은 기분 좋았다. 전지훈련서 얻은 좋은 기억이 시즌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그저 해프닝으로 여겼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며 껄껄 웃었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