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
수많은 불안요소를 안고 시작한 LG 트윈스의 2012시즌도 어느덧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FA 이적으로 인한 주전포수와 중견수의 이탈과 2루수와 유격수를 두루 커버했던 내야수의 군입대로 물음표가 가득했던 센터라인은 100경기를 넘게 치른 현재도 확실한 답이 내려지지 않았다.
시즌 내내 신인부터 10년차 이상 베테랑까지 센터라인 자원을 두루 기용하며 5명의 포수, 5명의 2루수, 6명의 중견수가 나타났지만 누구 한 명을 주전이라고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공격 중심 라인업과 수비 중심 라인업을 가동해보기도 했고 때로는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맞춰보기도 했다. 이러한 와중에 팀 실책 81개로 부동의 1위에 자리 중이며 시즌이 진행될수록 센터라인은 오히려 견고함을 잃어가고만 했다.

센터라인 중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역시 포수 자리였다. 가장 희귀한 포지션이자 경험이 중요한 자리에 마땅히 주전을 차지할만한 이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포수진 최고참 심광호가 주전 포수마스크를 썼을 때는 안정감이 있었다. 통산타율 2할대 초반의 포수지만 언제나 상대 타자들을 연구하면서 수비형 포수로서 팀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항상 어린 포수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마운드 위에 투수들에게는 믿음을 줬다. LG 투수들 대부분이 심광호와 호흡을 맞출 때는 포수리드에 대한 신뢰가 가득했다. 심광호와 배터리를 이룬 투수마다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마치 입이라도 맞춘 듯 “심광호 포수의 리드가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심광호는 6월 1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6월 29일 왼쪽 무릎 수술과 함께 사실상 시즌 아웃되면서 포수진은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태군, 조윤준, 윤요섭 등이 두루 기회를 얻었지만 심광호만큼의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인 포구부터 함께 호흡을 맞추는 투수의 컨디션 파악과 상대 타자에 대한 연구 등 포수로서 갖춰야할 수없이 많은 부분들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최근 시즌 내내 타율 3할 이상을 올리고 있는 윤요섭이 주전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한계점만 노출했다.
2루수와 유격수 자리는 비교적 걱정이 덜 됐다. 김태완과 서동욱이 이미 지난 시즌 2루수로서 각각 64경기, 24경기에 출장했고 2차 드래프트로 16년차 베테랑 내야수 김일경도 영입됐다. 유격수 오지환은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통해 수비력이 일취월장한 듯 보였다. 물론 포수진에 비하면 여유가 있지만 여전히 확실한 키스톤 콤비를 갖추지 못한 상태다.
김태완은 올 시즌에도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서동욱은 스위치타자에서 좌타자로 변화를 꾀한 가운데 타석에선 2할대 초반 타율에 그치고 있다. 김일경은 2군 선수로 전락한 듯하다. 정주현과 최영진은 경험부족을 극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유격수 자리에선 오지환이 전경기를 출장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4월 상승세 이후 5월과 6월 공수에서 급추락을 맞보며 타율은 수직하강하고 실책은 급상승했다. 그래도 후반기 팀의 1번 타자 자리에서 3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하고 있고 홈런에서 팀 내 공동 1위에 자리하는 등 타격에서의 잠재력은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문제는 역시 22개에 달하는 실책. 이는 오지환의 포지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에 결정적 근거가 되고 있다.
중견수의 경우 리빌딩의 축이 될 선수가 안 보이는 가운데 지금 선수들의 기량 자체도 문제다. 데뷔 10년차 이대형은 2012년을 자신의 커리어 최악의 시즌으로 만들고 있다. 2009시즌부터 매년 기량이 하락하고 있는 이대형은 올 시즌에는 좀처럼 1할대 타율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심각한 점은 LG에서 이대형 정도의 중견수 수비범위를 지닌 선수가 없다는 데에 있는데 이대형이 중견수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전반적인 외야진의 수비력 자체가 크게 달라진다. 양영동은 이대형 만큼의 수비범위를 보여주지 못하며 이번 시즌 박용택이 이대형을 대신해 중견수로 많이 나오고 있지만 역시 수비에서 아쉬움을 산다.
LG는 26일까지 원정에선 26승 26패 2무로 5할 승률을 맞추고 있지만 홈에선 18승 33패 1무로 3할대 중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일단 광활한 잠실의 외야가 LG에 전혀 이점으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 이대형을 제외한 외야수의 수비 범위가 넓지 않으며 어깨도 강하지 않다. 때문에 LG와 상대하는 팀들은 외야로 타구가 향하면 유난히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하고 쉽게 점수를 뽑는다. 단순히 올해뿐이 아닌, 최근 몇 년 동안 반복되고 있는 문제지만 좀처럼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LG 김기태 감독은 올 시즌 목표로 ‘60패’를 내걸었다. 당시 김 감독은 당장 몇 승을 목표로 해서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기 보다는 한 시즌의 패배수를 목표로 설정해 선수단에 여유를 주려했다. 현재 59패(44승 3무)로 60패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 하지만 팀이 자리 잡기 위해선 앞으로 더 많은 패배를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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