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원조 여전사로 불리는 배우 시고니 위버가 냉철한 심리학자로 변신,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영화 '에일리언', '고스트 바스터즈' 시리즈를 통해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준 시고니 위버가 과학과 심령술의 대결을 다룬 영화 '레드라이트'에서 지적이고 냉철한 심리학자로 변신한 것.
시고니 위버를 전세계 관객들의 뇌리에 각인시킨 것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일리언' 시리즈. 시고니 위버는 터프함과 냉정함을 모두 갖춘 우주선의 항해사 리플리로 분해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여전사로 자리 잡았다.

남성에게 의존하지 않고 생존을 위해 괴생명체와 사투했던 리플리는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을 통해 현대 여성상의 변화를 보여준 입지적인 인물. 그리하여 '에일리언'의 첫 번째 시리즈가 개봉한 지 33년이 지난 지금에도, 시고니 위버는 할리우드 원조 여전사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런 그가 2012년, 지적이고 냉철한 심리학자로 변신해 이제까지 보여주지 못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해 화제다. '레드라이'트에서 심리학자 마가렛 매티슨으로 분한 시고니 위버는 심령술사나 초능력자를 빙자한 사기꾼들의 실체를 폭로하는 노련한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그의 연기 변신에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극 중 매티슨이 품고 있는 비밀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냈기 때문. 사실 매티슨은 심령술의 존재를 부인하는 사람이지만 한편으로는 누구보다도 심령술의 존재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바로 그의 하나뿐인 아들이 30년 째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것. 그러나 30년이 넘는 연구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심령술의 단서도 발견되지 않자 느끼는 혼란을 시고니 위버가 완벽하게 표현하며 자칫 평면적일 수 있는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했다.
'레드라이트'의 로드리고 코르테스 감독은 마가렛 매티슨으로 처음부터 시고니 위버를 점 찍었다고 밝혔다. 로드리고 코르테스 감독은 "마가렛 매티슨은 날카롭고 냉소적이지만 동시에 따뜻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매티슨과 같은 인물을 바르게 표현할 사람은 시고니 위버 밖에 없었다"라며 시고니 위버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쓸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레드라이트'는 지난 23일 개봉 이후 흥행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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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라이트'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