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람' 김새론 "연기, 치명적 매력 있어요" [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2.08.27 14: 35

이른 아침에 만난 12살의 어린 배우는 지쳐있었다. 사실 지칠 법도 했다. 힘든 영화 촬영을 마치면 이후 물밀 듯 쏟아지는 각종 스케줄이 배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 성인 배우들도 쉽게 지친다는 스케줄을 소화하기엔 12살은 너무나 어린 나이가 아닐까.
그러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 어린 배우의 눈은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받아 정작 자신이 출연한 영화 '이웃사람'을 보지 못한 어린 배우는 영화가 정말 재밌었다는 말에 "정말요?"라고 반색하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가 3번 연속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받았다며 아쉬워한 배우 김새론은 성인들도 무서워하는 스릴러 영화에 출연한 이유를 전했다. 원작인 웹툰을 정말 재밌게 봤다는 것. '이웃사람'은 강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스릴러로 강산맨션에 사는 연쇄살인마와 그에게 살해당한 한 소녀, 그리고 연쇄살인마의 존재를 눈치챈 이웃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출연을 하기로 했어요. 원작인 웹툰도 봤는데 슬프다고 해야 하나. 스릴러도 있는데 슬프기도 해 잘 봤어요. 스릴러여서 무서울 수도 있었는데 귀신 아이의 사연을 집중적으로 봐서 무섭기보다는 슬펐던 것 같아요."
김새론은 이번 영화에서 성인 연기자도 쉽게 소화하기 어렵다는 1인 2역 연기에 도전했다. 연쇄살인마에게 희생당한 소녀 여선과 연쇄살인마의 새로운 표적이 된 수연, 두 명의 인물을 동시에 연기한 것. 1인 2역 연기가 힘들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김새론은 다른 것은 모르겠고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며 고충을 전했다. 또 알고 보면 눈에 띌 두 인물의 세밀한 차이점까지 귀띔해주기도 했다.
"겉모습으로는 감독님이랑 의상 해주시는 분과 이야기를 해서 안경을 쓰고 벗고의 차이와 머리 길이에 차이를 뒀어요. 그리고 목소리 톤 차이나 행동 차이도 뒀죠. 1인 2역이 힘들었던 건 하루 두 인물을 번갈아가면서 연기를 하니까 그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 연기도 왔다갔다하고 가발을 벗었다 썼다 하니까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 교복도 갈아입었어요. 사실 자세히 보면 아시겠지만 여선이가 입은 교복이 월남치마라면 수연이는 무릎 정도의 길이로 의상도 차이를 뒀어요(웃음)."
김새론이 연기한 두 인물 중 살인마에게 희생당한 여선은 새엄마 경희(김윤진 분)에게 마음을 열고 싶어하지만 차마 말을 하지 못해 답답해하는 캐릭터. 김새론과 모녀 관계로 출연하는 김윤진은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새론의 연기 몰입도를 극찬한 적 있다. 그럼 딸 김새론이 본 김윤진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찍으면서는 정말 좋았고 편했어요. 처음에 김윤진 선배님과 함께한다고 해서 설렘도 있었고 긴장도 많았는데 찍으면서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내가 연기할 때 촬영이 없으신데도 감정을 맞춰주셔서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같이 울어주시고 같이 맞춰주셨거든요."
카메라 앞에만 서면 김윤진도 질투할 만큼의 몰입도를 보여주는 김새론이지만 평상시 김새론은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아이돌그룹을 좋아하는 영락없는 소녀였다. 어떤 아이돌그룹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B1A4와 씨앤블루"라고 쑥스럽게 말한 김새론은 좋아하는 배우를 묻는 말에는 설경구를 꼽았다. 너무 인상적이었다고.
"아이돌은 B1A4랑 씨앤블루를 좋아해요(웃음). 배우는 설경구 아저씨요. 옛날에 작품을 같이 했었는데 인상적이었어요. 그때 잠깐 같이 나왔는데 설경구 아저씨가 잠깐인데도 다 나와서 해주시고 연기를 했다기보다는 아빠랑 같이 놀았던 기분이었어요. 되게 좋았고 편했고 잘해주셨어요."
밥 먹듯이 밤을 새우고 연달아 이어지는 촬영에 힘들지는 않을까 걱정돼 물었더니 김새론은 연기가 정말 재밌단다. 연기를 100이라고 치면 1은 힘들고 99는 재밌다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연기에는 알 수 없는 매력이 있어요. 치명적인 매력이 있죠. 만약 연기를 100이라 치면 1은 힘들고 99는 재밌어요. 제가 겪어보지 못한 것을 해볼 수 있고 제가 표현한 걸 사람들이 보는 재미도 있고요. 찍는 동안에는 힘들지만 힘든 게 재밌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여러 작품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고 선배님들, 아역들을 만나는 것도 재밌고 영화가 개봉하면 시사회에 가는 것도 재밌고요(웃음)."
연기자로서 무궁무진한 앞날을 바라보고 있는 김새론은 '배우'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문득 궁금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고 넌지시 질문을 던지자 김새론은 대답에 망설임이 없었다. 평소에도 이러한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묻고 항상 생각해왔던 것처럼 거침없이 자신이 나아갈 길을 이야기하는 김새론은 12살 어린 소녀가 아닌 성숙한 배우였다.
"깊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자신을 꾸미는 배우가 아니라 솔직한 배우요. 배우에 대한 신념이 확고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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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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