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36번 째 감독대행' 한용덕, 어떤 역사 만들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8.28 07: 15

결국 한대화 호는 항해를 마치지 못하고 좌초하고 말았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27일 한대화 감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로써 한 감독은 2009년 9월 사령탑에 오른 뒤 계약 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놓게 됐다.
역시 성적부진이 이유였다. 부임 첫 해였던 2010년 최하위를 기록했던 한 감독은 지난해 돌풍을 일으키며 '야왕'이라는 별명도 얻었고 공동 6위로 시즌을 마치는 데 성공했다. 박찬호-김태균 등 해외파의 복귀로 올 시즌 기대를 모았으나 27일 현재 39승 64패 2무, 승률 3할7푼9리로 최하위에 머물면서 결국 날개를 접게 됐다.
이제 시즌 종료까지 28경기를 남겨뒀기에 잔여 시즌은 한용덕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한 코치는 프로야구 역사상 36번 째 감독대행에 오르게 됐다.

지난해 프로야구엔 두 명의 감독대행이 있었다. 2011년 6월 전격 사퇴를 결정한 두산 김경문 전 감독을 이어 김광수 감독대행이 시즌을 이끌었고, 8월엔 SK 김성근 전 감독이 경질돼 이만수 현 감독이 대행 자리를 맡았다. 김 감독대행은 38승 38패, 승률 5할로 비교적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쳤으나 정식 감독으로 부임하진 못했고 이 감독은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등 성과를 남기며 올해부터 정식으로 SK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다.
역대 감독대행 가운데 정식으로 감독직에 앉은 예는 11번 있었다. 확률로 따지면 31.4%다. 감독대행이 감독에 앉은 첫 케이스는 강병철 전 롯데 감독이다. 강 감독은 1983년 박영길 초대감독이 사임하자 잔여시즌을 21승 29패, 승률 4할2푼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1984년 롯데의 정식 감독으로 취임, 그 해 한국시리즈를 제패하기에 이른다.
가장 많은 감독대행이 거쳐 간 팀은 LG(MBC 포함)로 8번 대신해서 업무를 수행했다. 이는 고 김동엽 감독의 영향이 컸다. 김 감독은 1982년 해태 창단감독으로 부임했으나 1년 만에 경질됐고, 이듬해 MBC에 가서 1983년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선수단과의 불화, 구단과의 불화로 여러 차례 경질과 복귀를 거듭했고 그 사이 한동화와 유백만은 두 번씩 감독대행을 맡았다.
감독대행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건 KIA 유남호 감독대행이었다. 2004년 김성한 감독이 갑작스럽게 사퇴한 뒤 감독대행을 맡아 26승 18패 승률 5할9푼1리를 기록, 준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2005년 정식감독에 부임했지만 저조한 성적으로 7월 옷을 벗어야 했다. 김성근 감독은 2001년 5월 이광은 감독 대신 자리에 올라 잔여시즌을 49승 42패 승률 5할3푼8리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2002년 정식감독이 돼 LG의 마지막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한화는 긴 구단 역사에도 불구하고 감독대행이 단 한 명만 있었다. 1998년 7월 강병철 감독 후임으로 이희수 감독대행이 선임됐고, 이듬해 정식 감독에 올라 한화의 유일한 우승을 이끌었다. 여러 재야의 인물들이 한화의 새 감독 하마평에 오르는 가운데 난파선을 수습해야 할 한용덕 감독대행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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