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람’부터 ‘공모자들’까지 탄탄한 원작과 진정성을 무기로 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들이 9월 극장가를 장악할 전망이다.
김휘의 감독 데뷔작인 '이웃사람'은 강풀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와 김윤진, 마동석, 김새론, 김성균, 임하룡, 도지한, 장영남, 천호진 등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으로 개봉 6일만에 12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순항 중이다. ‘이웃사람’은 이웃에 살고 있는 살인마라는 섬뜩한 설정과 그를 의심하는 이웃사람들간에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릴러. 연쇄 살인을 소재로 하면서도 강풀 작가 특유의 휴머니즘적 색채가 강한 작품으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감동 스토리가 영화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원작보다 재미가 덜하면 어떡하나’하는 부담감이 상당했다고 고백했던 김휘 감독은 강풀 작가 원작의 매력을 그대로 살리는 한편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세심한 연출로 많은 캐릭터들을 짜임새 있게 구성해 극도의 긴장감과 깊은 울림을 전한다. 김휘 감독은 인기 원작을 영화화함에 있어 연출시 가장 중점을 둔 점에 대해 “원작의 인간적인 면을 살리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오는 30일 개봉을 앞둔 ‘벨아미’는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이 낳은 걸작이라고 평가 받는 ‘여자의 일생’의 저자 기 드 모파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ㅇ로, 정치적인 욕망을 품고 있는 마들렌(우마 서먼)과 그녀를 통해 새로운 삶과 사랑에 눈을 뜨는 조르주(로버트 패틴슨)의 관계를 통해 19세기 파리 사교계와 언론계의 단면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모파상의 작품 중 가장 파격적이고 매력적인 스토리로 평가 받는 ‘벨아미’는 탄탄한 원작이 주는 강한 임펙트만큼이나 강렬한 할리우드 대표 배우들의 열연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모파상 특유의 인간 욕망과 본성에의 냉소적인 시각은 로버트 패틴슨, 우마 서먼, 크리스티나 리치,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까지 가세한 할리우드 최강 연기파 배우들의 완벽한 랑데부로 시각화됐다. 욕망의 끝에 선 한 남자와 세 여자의 빠져들수록 위험한 관계를 아슬아슬하게 묘사한 베드신은 자극적이면서도 우아하게 담겼으며, 서로의 몸을 탐하는 조르주와 세 여인의 얽히고 설킨 치정극은 영화의 백미로 꼽힌다.

탄탄한 원작은 없지만 호소력 짙은 진정성을 무기로 한 실화 소재 영화들도 관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29일 개봉 예정인 영화 ‘공모자들’은 지난 2009년 중국을 여행한 신혼부부의 장기밀매 사건을 모티브로 한 범죄 스릴러. 한국영화 최초로 기업형 장기밀매의 실체를 본격적으로 다룬 ‘공모자들’은 법망이 미치지 않는 공해상에서 평범한 일반인이 장기밀매의 희생자로 전락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담아내 누구나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섬뜩함을 자아낸다.
영화는 장기 적출 타깃 설정과 작전 설계, 적출 외과의 섭외는 물론 매수된 세관원을 통한 물건 반입, 장기적출을 위해 중국 공안까지 가담되는 국제적이고 조직적인 장기밀매 실태의 전과정을 한국과 중국을 넘나드는 방대한 로케이션을 통해 생생하게 담아냈다. 코미디 영화의 대표 배우로 군림해왔던 임창정의 생존을 위해 암약하는 생계형 악인다수의 영화에서 웃음을 담당하는 코믹 감초로 활약해온 오달수의 충격적인 연기변신이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여기에 SBS ‘유령’에서 짧은 출연에도 묵직한 존재감을 선보인 최다니엘,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대세 배우로 떠오른 조윤희가 가세해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인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미운 오리 새끼’는 곽경택 감독이 영화 ‘친구’에 이어 두 번째로 내놓은 자전적 영화로, 헌병대에 배치된 6개월 방위 낙만(김준구 분)의 파란만장한 병영 생활과 1987년 시절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아낸 성장 드라마다.
주인공 낙만 캐릭터는 곽경택 감독의 실제 20대 모습을 투영한 인물로 감독 본인의 가장 보잘 것 없었던 ‘미운 오리 새끼’ 시절을 녹여냈다. 이발병으로 입대했으나 사진 찍기, 잡초 뽑기 등 잡무를 떠맡게 되면서 겪는 웃지못할 에피소드부터 영창 근무 중 마주한 부조리한 군대 이면의 모습까지, 곽경택 감독의 혼란스럽기만 했던 20대 시절과 그보다 더 파란만장했던 80년대 시대상을 담았다.
극중 곽경택 감독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배우 김준구를 비롯해 조지환, 문원주, 박혜선, 정예진 등 모든 출연진은 SBS ‘기적의 오디션’ 출신 신인들이지만 기성 배우들 못지않은 안정된 연기력과 열정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전국 시사 이후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평균 9.6의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흥행 대박을 터뜨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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