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을 끝까지 잘 모셔야 했는데…".
한대화 감독을 대신해서 남은 시즌 지휘봉을 잡게 된 한화 한용덕(47) 감독대행은 침통함 속에 말을 아꼈다. 한용덕 감독대행은 28일 한대화 감독이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남에 따라 남은 잔여 28경기를 이끌 감독대행으로 승격됐다. 지난 5월부터 수석코치로 한대화 감독을 보좌한 한용덕 감독대행은 갑작스런 감독 사퇴 소식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감독대행은 "나도 모른 일이었고 당황스럽다"며 "한대화 감독님께 죄송하다. 끝까지 잘 모셨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전임 한대화 감독과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감에 사로 잡힌 한 감독대행은 "할 말이 없다. 나도 잘한 게 없다. 말을 많이 할 상황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남은 28경기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 감독대행은 "앞으로 야구는 계속 해야 한다. 정신무장을 잘 해서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무기력하게 나자빠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며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 팬들도 응원을 할 수 있다. 남은 28경기를 잘해야 내년 희망도 있는 것"이라며 유종의 미를 강조해다.
덕아웃에 앉아 취재진을 상대하는 것에 한 감독대행은 어색하면서도 책임감을 느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이내 펑고 배트를 들고 배팅 케이지 앞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한 감독대행은 "한대화 감독님을 잠깐 뵈었는데 '남은 경기 잘 해달라'고 하셨다"며 "지금 여러 말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저 죄송할 따름"이라고 자책했다.
1965년생으로 천동초-충남중-천안북일고를 거친 한용덕 감독대행은 동아대 1학년 때 무릎 부상으로 중퇴하며 야구를 관뒀지만 야구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1987년 빙그레에 배팅볼 투수로 입단했다. 북일고 시절 은사였던 김영덕 감독이 그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고, 연습생을 거쳐 1988년 정식 선수로 승격됐다.
통산 482경기에서 120승118패24세이브 평균자책점 3.54으로 활약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통산 2080이닝을 던지며 삼진 1341개를 잡았다. 완봉 16경기, 완투 60경기. 역대 통산 이닝 5위, 탈삼진 7위, 승수 11위, 완투 12위, 완봉승 공동 7위. 2004년을 끝으로 은퇴한 뒤 2006년부터 한화 투수코치로 자리 잡았다. 올해 5월 수석코치로 승격된 뒤 이날부터 감독대행으로 한화의 지휘봉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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