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9년을 버텼다는 사실만으로도 박수를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2.08.28 17: 59

27일은 MBC 월야 예능 '놀러와'가 400회 특집을 방송한 날이었다.
예전의 명성대로라면 온라인을 화려하게 장식하며 400회를 축하할 수 있었겠지만, 최근 2%대까지 시청률이 떨어지는 굴욕을 맛보고 있는 '놀러와'의 400회는 초라했다.
그들만의 잔치가 되는 분위기였고, 이날 시청률 역시 AGB닐슨, 전국 기준 5%를 기록하는 등 동시간대 KBS '안녕하세요'(10.4%)와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8.9%)에 한참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최근 분위기를 의식하는 듯, 9년 동안 한결같이 '놀러와'를 지키고 있는 MC 유재석과 김원희 역시 시청자들이 떠나가고 있음을 아쉬워했다.
유재석은 "9년 동안 이렇게 올 수 있었던 것은 시청자들이 봐주셨기 때문이 아니냐"고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전했고, 김원희는 "하지만 요새 딴 데로 많이 가시는 것 같다. 한분씩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농담 속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유재석은 "우리가 더 잘 해야한다"며 김원희를 격려했다.
최근 '놀러와'가 큰 부침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MBC가 지난 6개월 파업을 하는 동안, 예능국이 초토화됐고, 그 중 '놀러와'가 큰 타격을 입었다. 8~9%대 머물던 시청률이 5% 이하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놀러와'는, 9년이라는 세월을 꿋꿋이 버텨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박수 받을 만 하다. 한달 만에도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사라지는 지금의 방송 상황에서 9년 동안 한결같이 한자리를 지켜오기가 쉽지 않았을 터.
부침을 겪을 때마다 그 난관을 이기기 위해 '놀러와'는 작지만 끊임없는 변화를 모색해왔고, 이를 위해 애쓴 제작진과 기다려준 윗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동시간대 쟁쟁한 경쟁자 '야심만만'은 사라졌지만 '놀러와'는 살아남았고, 현재 월요일 심야를 주름잡고 있는 '안녕하세요' '힐링캠프'가 사라지더라도 '놀러와'는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믿음이 있다.
이제는 MBC의 대표 상표가 된 '놀러와'가 KBS '전국노래자랑'만큼 장수하는 클래식 예능이 되길 기대하며, 400회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할 '놀러와'에 놀러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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