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감독, "한대화 감독, 스트레스 털고 일어서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28 18: 13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강풍으로 연기된 28일 대전 한화-넥센전. 한화 한대화(52) 감독의 갑작스런 퇴진 결정으로 경기장 분위기는 거센 바람처럼 어수선했다. 한 감독의 절친한 2년 선배인 넥센 김시진(54) 감독의 표정도 밝지 않았다.
김 감독은 평소 경기 전 짓궂은 표정으로 찾아와 "꼴뚜기형"을 찾은 한 감독을 웃음과 미소로 받아줬다. 두 감독이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는 장면은 한화-넥센전마다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하지만 이날 한 감독은 없었다. 반대편 한화 덕아웃에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김 감독도 뭔가 모를 허전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김시진 감독은 이날 한 감독의 퇴진 소식을 전해듣고 아침 일찍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한 감독의 전화기는 꺼져 있었고, 김 감독은 메시지를 남겼다. 오후에 다시 전화를 걸어 통화가 이뤄졌다. 김 감독은 "그동안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텐데 털어내고 일어서라"는 당부를 전했다. 김 감독은 "나중에 술이나 한 잔하자고 했다. 무슨 할 말이 더 할 수 있겠나"며 말끝을 잇지 못했다.
한 감독의 퇴진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28일 현재 한화는 105경기에서 39승64패2무 승률 3할7푼9리란 초라한 성적으로 개막 후 한 번도 최하위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잔여 28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한화는 감독 교체라는 극약처방을 꺼내들었다. 이를 바라보는 김시진 감독도 결코 남의 일 같지가 않다.
김 감독은 "감독으로서 똑같은 마음 아니겠나"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언제나 성적에 압박을 받는 가시방석 같은 자리에 대한 부담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김 감독은 "우리 집안은 흰머리 나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난 감독이 된 뒤부터 흰머리가 생겼다. 스트레스를 많은 받는 자리 탓"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도 지난 2007년 현대 유니콘스의 마지막 감독을 1년간 맡은 뒤 히어로즈가 출범하는 과정에서 창단 감독에서 탈락했다. 생사고락 함께 한 선수단과 뜻하지 않게 작별 인사를 나누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히어로즈 감독으로 컴백, 재기에 성공하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감독은 자신처럼 한 감독이 훌훌 털고 우뚝 일어서길 바랐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