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선수단 분위기 침통, "우리 선수들이 못한 탓"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28 18: 39

선수단의 분위기도 침통했다.
한대화(52) 감독이 전격 퇴진한 28일 대전구장. 이미 전날 밤에 한바탕 태풍이 지나갔다. 한대화 감독의 퇴진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선수들의 몸과 마음은 무거워었다. 지난 1998년 7월 강병철 감독 후 한화에서 사령탑이 시즌 중간에 물러난 경우가 없었으니 선수들은 더욱 낯설고 어색한 분위기에 표정관리를 하느라 힘들었다.
평소처럼 오후 1시부터 스트레칭을 시작하고, 2시부터 배팅 훈련과 수비·주루 훈련에 들어갔다. 하지만 2시20분즘 매니저의 부름에 선수들은 황급히 라커 안으로 들어갔다. 한대화 감독이 마지막 인사차 대전구장을 들렀고, 이 자리에서 한 감독은 "나는 괜찮다. 너희들은 앞으로 야구할 날이 많이 남았으니 더 열심히 해라. 특히 야수들"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3년간 함께 한 사령탑의 갑작스런 퇴진에 선수들도 달라진 분위기에 어색해 했다. 프로 12년차의 중견 선수가 된 4번타자 김태균은 "나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어쩔줄 몰라했다. 한 감독이 당근과 채찍을 아끼지 않은 최진행은 "오늘 아침에서야 소식을 들었다. 감독님께 죄송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태균은 "수장이 떠나셨는데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다. 이미 벌어졌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결국 선수들이 잘 못한 탓이다. 특히 내가 잘했어야 했다. 선수들 때문에 감독님이 책임을 지시게 돼 너무 죄송스럽다"고 했다.
이어 그는 "결국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것 아닌가. 우리 선수들의 능력이 부족했다. 선수들이 잘하면 능력 있는 감독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반대가 되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이를 느끼고 잘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선수들이 한 감독의 퇴진을 계기로 남은 기간 분발하기를 바랐다.
최고참 박찬호도 "마음이 제일 아프다"며 "한국 무대에서 처음 만난 게 한대화 감독님이다. 그런데 좋은 일보다 안타깝고 힘든 일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죄송하다. 감독님께서 부족한 팀을 이끌고 수고하셨다. 선수로서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하다. 팀과 구단 모두 희망과 목표가 상실되면 다치고 상처받게 돼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다치신 분이 감독님"이라는 말로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팀을 떠났지만 한 감독을 위한 길도 결국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다. 김태균은 "남은 경기에서 우리가 최선을 다해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감독님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하시지 않겠나.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한화 선수들은 강풍으로 인한 연기가 확정된 뒤에도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웨이트장에서 훈련에 임하며 내일을 기약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