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남' 박정배, 새 기회와 아버지의 책임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8.29 10: 48

휴대전화 문자 한 통이 왔다. '태풍을 뚫고 건강한 사내아이가 태어났다'라고. 우여곡절 끝에 새 소속팀에 입단한 뒤 조심스레 "아내가 둘째를 가졌다"라고 이야기했던 그는 이제 소속팀에 없어서는 안 될 투수로 자리잡았다. 방출 이적생 박정배(30, SK 와이번스)의 득남 문자에는 기쁨 그 이상의 것들이 담겼다.
올 시즌 박정배는 선발-계투를 오가며 24경기 52⅔이닝 2승 2패 평균자책점 3.59(28일 현재)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1.20, 피안타율 2할8리로 활약 중이다. 2005년 두산에서 데뷔했으나 1군보다 2군이 익숙한 모습을 보이며 제 실력을 펼치지 못했던 박정배는 어느새 SK 롱릴리프 요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태풍 볼라벤까지 겹쳐 노심초사하던 중 박정배의 동갑내기 아내 장희선씨는 28일 오전 10시 아들을 출산했다. 딸 가율이에 이은 둘째 아이다.
사실 박정배는 대학 시절 발목 부상 여파로 인해 기복이 심하기는 했으나 동료들이 인정하던 숨은 실력파 투수였다. 절친한 후배였던 노경은(두산)은 "직구도 145km 이상 나오고 포크볼도 좋아서 정배형은 선발로 뛸 수도 있을 텐데"라며 아까워했다. 두산 시절 동료였던 이대수(한화)도 "지난 시즌이 끝나고 정배를 우리 팀에 추천하려고 했다"라고도 이야기했다.

그러나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졌던 박정배다. 시즌 후 1군 전력이 아니었던 만큼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로 향했고 그 때는 손쉽게 150km을 던지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연말 오버페이스를 하다보니 전지훈련 막판에는 기운이 떨어지기 일쑤라 중용되지 못했다.
지금은 다르다. 비록 박정배는 확실한 승리 계투로 뛰지 못했고 선발 등판도 이따금씩 이뤄졌지만(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2.12) 자신의 공이 1군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자신감을 얻고 있다. 테스트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은 후 박정배는 조심스레 "아내가 임신 3개월에 가까워온다. 그만큼 야구를 반드시 잘해야 한다"라는 각오를 이야기했다. 2년 전 딸아이의 돌잔치 때도 "제가 많이 잘해야 할 텐데요"라며 아버지로서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던 그 박정배였다.
"아내와 너무 힘들었던 시기 많이 울어서 그런지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낸 날에도 눈물이 안 나오더라고요. 저 때문에 가족들이 고생도 많이 했고. 차도 좀 큰 것으로 바꿨어요. 이제는 아이가 둘이니까. 형이랑 누나한테 신세도 지고 산 차라.(웃음) 이제는 야구 잘 해서 빚도 다 갚아야지요".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만큼 더욱 야구를 즐기며 책임감 있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 박정배다.
farinell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