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감독님 마지막 말씀, 선수들이 잊지 않기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29 17: 00

"특히 야수들이 열심히 하길 바란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30)은 지난 28일 우천 연기된 대전 넥센전을 앞두고 긴바지를 입었다. 무더운 여름을 맞아 반바지를 입고 훈련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김태균의 지시아래 그의 후배들은 반바지 대신 긴바지를 착용했다. 이날은 한대화 감독이 전격 퇴진하며 사령탑에서 물러났고, 선수들과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눈 날이었다. 지휘봉을 놓게 된 한 감독에 대한 예의이자 반성의 의미였다.
김태균은 좀처럼 무거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지난 2001년 데뷔해 올해로 12년차가 된 그에게 시즌 중 감독 퇴진은 처음 겪는 일이었다. 낯설고 당황스럽고 어찌해야 할 줄 몰랐다. 한 감독은 선수단과 마지막 인사에서 "난 괜찮다. 하지만 너희들은 앞으로 야구할 날이 많다. 특히 야수들은 더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 감독이 '야수'를 꼬집어 이야기한 건 타자 출신으로서 공수에서 더딘 성장세 보인 선수들에 대한 마지막 일침이었다. 야수진의 중심인 김태균도 책임을 통감했다. 물론 그는 올해 98경기에서 타율 3할8푼5리 15홈런 68타점으로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4번타자로서 적시에 해결하지 못한 아쉬움이 누구보다 크다.
김태균은 "감독님이 물러나시게 된 건 전부 우리 선수들의 책임이다. 특히 내가 잘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감독님께서 책임지게 돼 너무 죄송하다"며 "어느 감독이든 선수들이 잘하면 능력있는 감독이 되고, 선수들이 못하면 아무리 좋은 감독님이라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선수단 대표로 막중한 책임감 느낀 것이다.
김태균은 한대화 감독이 "특히 야수들 열심히 하라"는 말을 선수들이 가슴 속에 깊이 새기기를 바랐다. 그는 "선수들이 마음 속으로 잘 느끼고,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감독은 올해 유독 맥 빠지는 공격과 작전 실패 그리고 어이없는 수비와 미숙한 주루 플레이에 뒷못 잡는 경우가 많았다.
현역 시절 최고 해결사로 명성을 떨쳤던 한 감독은 "나도 타자 출신이기 때문에 당연히 공격적인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지만 기본적으로 야수층이 두텁지 못한 한화에서 그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팀을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 야수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며 분발을 촉구한 이유다.
김태균은 "수장이 떠나셨는데 분위기 좋을리 없다. 하지만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보다 더 힘을 내서 남은 경기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감독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안하시지 않겠나"며 유종의 미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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