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호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를 덮친 가운데, 지상파 3사 역시 기상특보 방송으로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매시간 전국의 피해 상황과 태풍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도시와 농어촌에서 태풍에 대비하는 방법을 방송하며 피해 줄이기에 일조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강풍과 폭우로 종종 매끄럽지 못한 방송을 내보내는 등 크고 작은 방송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지상파 3사의 기상특보 방송의 특징을 짚어봤다.
◆재난방송의 노하우 뽐낸 KBS
KBS는 1TV를 통해 28일 새벽부터 현재까지 태풍 ‘볼라벤’ 관련 뉴스특보를 방송하고 있다.
KBS는 그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분하고 정확하며 신속하게 태풍 관련 뉴스를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화려한 그래픽보다는 주로 정보전달이 포인트가 됐고, 방송화면 곳곳에 강우량과 주요뉴스를 적절히 배치했다.
이와 함께 KBS는 태풍이 통과하는 주요 거점을 기준으로 취재기자들을 통해 현지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했는데, 충남 태안 신진항의 박지은 기자와 군산 비응항의 이지현 기자 등이 서 있기도 힘든 바람이 많이 부는 상황에서도 절정의 리포팅 실력을 보여 ‘제 2의 박대기 기자’의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한 KBS는 태풍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안전사고 등에 대해서도 정보를 전달했고, 기상캐스터와 앵커 모두 차분한 어조와 옷차림 등으로 ‘위험위식 조성’보다는 ‘침착함’을 강조했다
◆태풍 대비법 꼼꼼히 짚어준 MBC
올림픽 방송 당시 가장 많은 구설수에 올랐던 MBC는 이번 특보에는 비교적 차분한 방송을 보내고 있다.
현장과 연결하면서 비로 인해 매끄럽지 못한 화면이 한차례 나가기는 했지만, 방송을 진행하던 이성배 아나운서는 곧바로 기상청과 연결하는 기지를 발휘하며 큰 사고 없이 넘어갔다.
이날 MBC 기상특보는 태풍에 대비하는 방법에 대해 꼼꼼하게 짚어줘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도심에서 유리창이 깨지지 않게 예비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농촌에서 과실을 보호하는 방법, 땅 표면이 유출되는 것을 막는 방법 등 유용한 생활 정보를 알려줘 피해를 줄이는 데 일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태풍 후 침수 피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방법도 전파를 탔다. 식중독이나 피부질환 등을 미리 예방하는 법, 물에 빠진 가전제품을 재사용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짚어주기도 했다.
◆미숙한 진행으로 '눈살' SBS
SBS는 이번 특보를 진행이 다소 미숙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BS는 '뉴스특보'를 통해 각 지역 민영 방송사를 연결, 전국 각지의 태풍 피해 소식들을 빠르고, 정확하고, 생생하게 전달했다.
그러나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들은 태풍의 영향으로 다소 말이 막히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등 미흡한 진행으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영상은 양호했다. 태풍의 피해를 입은 지역을 생생히 담아내 예방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미 태풍이 지나간 지역은 같은 영상과 멘트를 반복적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아나운서의 미흡한 진행도 원성을 샀다. 한 남자 아나운서는 자막과 관계없는 멘트 후 화면이 넘어가기도 전에 제작진을 향해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또 불안정한 중계차 연결 탓에 아나운서와 취재기자간 말이 겹치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성준 앵커는 "강풍 탓에 방송 연결에 문제가 생긴 것은 오랜만에 처음인 것 같다"며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를 바란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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