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 "우리 고삐 빨리 풀어주길 고대했죠"[인터뷰]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2.08.29 14: 49

셋이 모이니 톱니바퀴 돌아가듯 잘 맞았다. 서로 모자라는 것은 빈틈 없이 채워주는 것이 팬텀의 첫 인상이었다.
팬텀은 지난 16일 첫 번째 미니앨범 ‘팬텀 시티’로 매혹적인 목소리와 멜로디를 선보이며 가요계에 등장한 3인조 남성 그룹이다. 이름만 들으면 아이돌 그룹이지만 이들 중에는 작곡가로도 유명한 30대의 키겐이 속한 실력파 그룹이다. 이들에게는 아이돌과 보컬 그룹의 색이 조화롭게 섞여있었다.
팬텀의 데뷔 앨범이자 첫 번째 앨범인 ‘팬텀 시티’는 멤버들이 직접 작사, 작곡, 편곡까지 해낸 핸드메이드 앨범이다. 본인들의 확고한 음악 세계를 담아 자신들만의 도시를 만들어낸 것.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셋의 조합은 기자에게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최근 홍대 인근의 조용한 카페에서 만난 이들과의 대화는 매우 유쾌했다. 먼저 이들의 짤막한 자기 소개를 들었다.

“저희는 아이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서 팬텀 에너지라는 것에서 이름을 따온 그룹이에요. 가능성이 있으면 무한하게 팽창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뜻한 거예요. 개인적인 소개를 하자면 저는 그룹에서 둘째로, 보컬을 맡고 있어요. 뉴질랜드에서 2년 전에 한국으로 왔고 최근에는 버벌진트와 ‘충분히 예뻐’로 함께 무대에서기도 했어요. 음악이 하고 싶어서 무작정 한국으로 온 무대뽀 청년이랍니다.하하”(산체스)
“저는 다수의 가수에게 곡을 주며 작곡가로 활동했어요. 최근에는 서인국, 빅스에게 곡을 주기도 했었죠. 일본에서 태어났는데 10살 때부터는 부산에서 쭉 살았어요. 사실 어렸을 때 데뷔를 했었는데 잘 안됐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작곡가로 선회했었고 하다보니 경험이 쌓여서 서른이 넘은 나이에 이렇게 다시 가수로서 무대에 서게 됐어요.”(키겐)
 
팬텀은 여느 아이돌처럼 합숙하며 함께 살지 않았고 함께 호흡을 맞춘 것도 오래되지 않았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비해 서로에 대한 애정은 커보였고, 이들 역시 대화를 통해 큰 시너지 효과를 본다고 말했다.
“작년 봄에 셋이 만났어요. 준비한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70년대생, 80년대생, 90년대생이 한 명씩 있다보니까 의외로 호흡도 잘 맞고 독특한 색의 곡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신기하지 않나요? 년대 별로 한 명씩 있는 그룹 흔치 않을 거예요. 또 우리 셋이 모두 다른 문화권이다보니까 다양한 색깔의 곡도 많이 나와요.”(한해)
팬텀은 누구 하나가 곡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세 멤버 모두가 곡 작업에 임했다. 키겐이 작곡면에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팬텀의 음악을 만들 때는 멤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는 셋이 함께 작업해요. 솔직히 혼자서 할 수 있지만 다채롭고 풍요로운 멜로디를 위해 욕심 부리지 않아요. 그리고 멤버들에게 배울 점도 많고요. 실제로 우리 수록곡 중에는 멤버들끼리 이야기 하다 떠오른 것들이 많아요.”(키겐)
 
막내 한해는 그룹 블락비 초창기 멤버였기도 하다. 세 멤버 모두 우여곡절이 많았다. 각자 사연이 있는 이들이 팬텀이라는 이름으로 가요 무대에 서는 소감은 어떨까.
“다행히 데뷔 전에 두 번의 싱글도 냈었고 공연도 했어서 긴장감은 적어요. 긴장되고 떨린다기 보다는 즐겁게 즐기고 싶어요. 나이도 있는 만큼 대중에게 여유있고 노련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요. 거만하지 않으면서 자신감있는 우리를 기대하셔도 좋을 거예요. 우리 나름대로 실패도 해봤고 인생의 쓴맛을 경험했기 때문에 내공이 많이 쌓였다고 생각해요. 이제 우리의 고삐는 풀렸어요. 달리는 일만 남았죠.”(산체스)
팬텀은 자신들만의 무기로 자유자재의 포지셔닝을 꼽았다. 멤버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고 곡의 스타일에 따라 멤버들의 역할은 자유자재로 바뀌었다.
“우리 모두 보컬, 랩 능력이 있어요. 작사, 작곡도 모두 할 줄 알고요. 3명이지만 6명 같은 그룹이랄까? 못보여준 색이 많아서 얼른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꽁꽁 싸맨 잠재력을 빨리 풀고 싶어요. 우리의 이번 앨범은 굉장히 직접적이에요. 직접적이니까 공감도도 더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것 같아요.셋이 공통으로 추구하는 것이 표현에 제한 받지 말자는 거예요.”(한해)
 
팬텀의 고삐는 성공적으로 풀렸다. 이제 이들이 어떻게 날아오르냐 만이 남았다. 이들의 음악성은 첫 데뷔 무대에서 입증됐고 이들의 끼를 보여줄 많은 기회들이 앞에 놓여있다.
“이번 앨범으로 우선 9월 중순까지 활발한 활동을 할 거예요. 앨범의 성패에 따라 활동이 더 늘어날 수도 있고요. 우리 바람은 공들여서 만든 앨범이니까 오래 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순위가 어떻든 상관없어요. 우리의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고 함께 즐기고 소통한다면 그게 진리죠. 하하”(키겐)
goodhmh@osen.co.kr
와 엔터테인먼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