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인기돌풍 속 '윤제앓이' 서인국 있다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2.08.29 15: 45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하 응답하라, 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이 시청률 3%를 돌파하며 인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매주 화요일 방송 이후에는 ‘응답하라’ 관련 검색어가 대형 포털사이트에 등장하고, BGM으로 흘러나온 90년대 음악들이 다시금 주목 받는 등 기세가 심상치 않다.  
그리고 이 같은 인기의 중심엔 가수 출신의 연기자 서인국이 있다. 극중 전국구 수재에 왈가닥 여고생 시원(정은지)을 향한 일편단심을 지닌 부산 남자 윤윤제를 연기하는 그는 ‘애간장 로맨스’의 정석을 연기하며 시청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중이다.
윤제의 사랑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은근하다. 연애과정에서 꿈꿀 법한 알콩달콩한 로맨스의 순간은 없어도 “칠칠치 못하다”며 시원의 입가에 묻은 음식물을 닦아주고, 시원과 한 빨대를 공유하며 삼각커피우유를 나눠 먹는 식이다. 늦은 밤 시원의 긴급한 전화를 받았을 땐 한겨울 날씨에 반팔티 차림으로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한 채 달려 나간다. 태어난 순간부터 함께했던 시원에 대한 윤제의 감정은 생활 그 자체이며 가족만큼 절대적이다.

그렇다고 매번 속에만 감정을 감추고 있었던 건 아니다. 윤제는 유정(신소율)에게 고백 받은 사실을 시원에게 알리며 “내 만나지 마까? 만나지 말라 캐라”라며 진심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학교 수돗가에선 기습 입맞춤도 시도한다. “니 주변에서 계속 티냈다. 니 좋아한다고. 내 좀 좋아해달라고”라며 벌컥 성을 내는 것으로 표현된 윤제의 진심은 결국 “사내새끼가 속에 말을 다 한다는 건 다신 안 볼 생각인 거”라는 말과 함께 윤제와 시원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강을 만들었지만, 마지막순간까지 가족 같은 친구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형을 배려한 그의 태도는 그가 진국임을 또 한 번 각인시킨 ‘애간장 로맨스’의 순간을 탄생시켰다.
이를 연기하는 데 있어 서인국의 표현력은 더 할 나위 없이 간절하고 애틋해 그가 가수 출신의 연기자임을 잊게 한다. 극 초반 안정된 사투리 구사력으로 호평 받았던 서인국은 대사 소화력을 넘어 화나고 서글픈 윤제의 감정을 탁월하게 전달하는 것으로 드라마의 감정선을 쥐고 나간다.
여기에 친구들과 있을 땐 영락없는 개구쟁이 또래 학생이자 시원의 부모님에게는 성실하고 믿음직스러운 딸의 절친, 그리고 형에겐 모든 것을 내던지고 뒷바라지한 소중한 동생의 모습까지 다양한 면모를 연기하며 서인국을 ‘윤제앓이’, 그리고 ‘응답하라’ 인기의 주역임을 실감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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