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2군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전남 강진 베이스볼 파크가 지난 28일에 불어 닥친 태풍 볼라벤의 충격으로 돔형 실내 연습장 두 동이 붕괴되는 등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밝혀졌다.
강진 베이스볼 파크는 그 동안 스포츠 테레카 우수창 대표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최근 리조트 형 종합 야구 훈련장으로 번듯하게 단장을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초속 50m의 강풍을 동반한 볼라벤이 강타, 돔 실내 연습장은 물론 4면의 야구장 그물망과 기둥이 모조리 넘어지는 등 풍비박산이 났다.
29일 새벽 전자우편을 통해 베이스볼 파크의 피해 사실을 알린 우수창 대표는 “현재 실내 연습장과 옥외 야구장이 무너져 훈련을 할 수 없는 지경이다.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니 엄두도 안 나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망연자실하고 있다.

우수창 대표는 “어디서, 어떻게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한숨 밖에 안 나온다. 넥센 선수들의 훈련에 지장이 없도록 빨리 재건을 해야 할 텐데…”라며 말을 채 잇지 못하며 허탈해했다.
다음은 우수창 대표가 보낸 이메일을 간략히 정리한 것이다.
‘강진 베이스볼 파크는 강풍의 내습 속에 정전까지 겹쳐 큰 고통을 받고 있다. 넥센 재활 선수들은 기숙사에서 철수, 강진 읍내 모텔로 일시 숙소를 옮겼다. 내가 태풍 상륙 소식을 듣고 미리 강진에 내려간 것은 지난 25일 새벽.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최악의 피해를 주었던 사라, 매미, 루사, 곤파스 같은 강력했던 태풍과 같은 볼라벤이 27일게 한반도에 상륙한다는 뉴스를 듣고서였다.
강진 베이스볼 파크는 지난 2010년 9월 3일 곤파스 태풍 때도 국내 최고의 돔 실내연습장이 붕괴되는 피해를 보았다. 당시에는 서울에서 직원들의 전화로 피해사실 소식을 들어서 태풍에 위력에 실감을 못했다. 이번에는 강진에 도착해 직원들과 바람에 날아갈 수 있는 물건을 안으로 들여다 놓고, 그물망을 내려놓는 등 볼라벤에 대비를 했지만 강풍에는 속수무책이었다.

27일 오후 5시께, 대구 원정경기차 떠난 넥센 2군 선수들 중 남아 있던 재활군 선수들에게 숙소 창문을 닫고 가급적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당부를 하고 직원들도 모두 퇴근 시켰다. 드넓은 야구장에 관리인과 단 둘이 남아 있던 나는 평소 사용하던 숙소가 강한 바람에 위험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선수 기숙사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27일 밤 12시께 비바람이 몰아치며 강풍이 불기 시작했다. 바람소리가 마치 옆에서 비행기가 날아가는 것처럼 요란했다. 새벽4시께 정전이 됐다. 그 때부터 암흑천지에서 TV 뉴스도 듣지 못하고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강풍의 위력에 가슴 졸이며 날이 새기만을 기다렸다. 먼동이 트고 있던 새벽 6시께, 피해 상황을 알아보려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으나 세찬 바람에 몸을 가누기 어려워 창문을 통해 밖을 살폈다.
나무들은 대부분 쓰러지고 만조 시간으로 물이 빠지지 않아 리조트 쪽 잔디밭으로 바닷물이 역행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얼마 후 겨우 몸을 추리면서 구장 쪽에 가보니 처참할 지경이었다. 야구장 기둥이 모두 넘어져있었고 그물망은 너덜너덜 헤어졌다, 다행히 새로 지은 펜션과 수영장은 별로 피해가 없는 것 같았으나 실내 연습장 쪽을 바라보니 지붕이 보이지 않았다. 폭삭 주저앉은 것 이다. 당장 넥센이 실내연습장을 사용해야 하는데 1동만 무너진 줄 알았는데 2개동 모두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덕 아웃으로 사용하던 컨테이너 3동도 바람에 날려 도로 쪽으로 튕겨 나와 있었다. 야구장 주위에 기물도 바람에 날려 여기저기 깔려있었다.
식당으로 돌아온 나는 소파에 앉아 하느님께 기도하며 한동안 시간을 보냈다. 사람이 살다보면 많은 시련과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늘이 내리는 이 엄청난 천재지변을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막을 수는 없다. 오늘 나에게 닥친 이 재난은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 주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나보다 몇 배 아니 몇 십 배, 몇 백배 고통과 시련을 겪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 비하면 인명피해 없는 것만 해도 감사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오늘의 피해를 극복하고 다시 시작하자, 하느님께서는 절대로 나를 버리지 않을 실 것이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셨나, 나에게 다시 기회를 주실 것이다, 전화위복이란 말도 생각났다.
이번 기회를 더 좋은 야구장을 만들라는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드리자.
뉴스에 30, 31일 사이에 14호 태풍 데빈이 북상하면서 우리나라가 영향에 들것이라고 한다. 이제는 더 무너질 것도 없다, 그 정도에 태풍은 얼마든지 맞이할 준비가 되었다.’

우수창 대표는 “오늘부터 복구 작업을 해야겠다. 희망을 심어준 아내와 모든 사람들에게 이 고난을 헤쳐 가는 꿋꿋한 모습을 보여주어야겠다.”고 재건의 의지를 다지면서 “온실에서 곱게 자란 화초는 쉽게 시들지만 비바람을 맞으면 자란 야생화가 더 오래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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