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착한 애였어요. 아파서 경기는 못 나갔어도 훈련 메뉴 다 소화하고. 앞으로 정말 잘 던지게 되면 진짜 인간승리이지요”.
부상으로 두 번째 소속팀에서 1년 만에 방출되었던 좌완. 공익근무로 인해 실전 감각까지 현저히 떨어졌던 그는 비록 승리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많은 투구수를 소모할 수 없던 가운데에서도 충분히 자기 역할을 했다. LG 트윈스 8년차 좌완 신재웅(30)이 승리 요건에 아웃카운트 두 개를 남기고 물러났으나 무실점으로 두산 베어스를 막았다.
신재웅은 29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나서 4⅓이닝 3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3개)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5회 양의지와 이원석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 실점 위기에 투구수 74구를 기록하고 바통을 우규민에게 넘기며 신재웅의 승리 요건이 사라졌으나 우규민이 오재일을 우익수 뜬공, 이종욱 타석에서 양의지를 견제사로 잡아내며 승계 주자 실점은 없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1km에 그쳤으나 주자 출루 시에도 공격적으로 자기 공을 던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고 팀이 3-0으로 승리하는 밑거름이 된 값진 선발 호투였다.

마산고-동의대를 거쳐 2005년 LG에 2차 3라운드로 지명되었던 신재웅은 그렉 매덕스-탐 글래빈-존 스몰츠 등을 지도했던 전 애틀랜타 투수코치 레오 마조니로부터 총애를 받았던 유망주였다. 2006시즌에는 한화를 상대로 1피안타 완봉승을 거두며 팀이 주목했던 좌완. 그러나 2006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박명환의 보상선수가 되어 두산으로 이적했다.
여기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당초 신재웅은 두산의 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으나 일본 쓰쿠미 전지훈련에서 어깨 통증을 일으키며 결국 1군에 한 경기도 오르지 못했다. 2군에서 열 경기 남짓 등판했을 뿐 극심한 어깨 통증으로 정상적인 캐치볼도 어려웠던 신재웅이다. 당시 신재웅과 절친하게 지냈던 정재훈 두산 전력분석원은 그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정말 착한 친구였어요. 제 집에서 잠실구장으로 출근하는 길에 같이 카풀하기도 하고. 훈련도 성실하게 해냈는데 어깨가 아파서 경기에는 잘 못 나왔어요. 캐치볼 20m도 못 할 정도라 그때 팀에서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안타깝지요”.
결국 자유계약 방출 칼날을 피하지 못한 채 상실감을 안고 공익근무 입대했던 신재웅은 소집해제 후 차명석 투수코치의 권유로 데뷔 팀 LG에 신고 선수 입단했다. 한 때 ‘마조니 주니어’라는 큰 기대를 받았던 신재웅은 연습생으로 1년 반 넘게 1군 마운드를 기다린 뒤 2012년 비로소 조금씩 기회를 얻고 있다.
올 시즌 신재웅의 성적은 7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3.62.(29일 현재) 1군의 에이스도 확실한 주축 선수는 아니지만 어쨌든 그는 다시 자신이 바라던 마운드에 우뚝 섰다. 20m 간단한 캐치볼도 던지지 못했던 신재웅은 18.44m 떨어진 홈플레이트를 향해 온 힘을 다해 던질 수 있는 투수로 다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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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