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지난 29일 야구계는 술렁였다. 한대화 감독의 중도 퇴진한 한화의 차기 사령탑 후보로 김성근(70) 고양 원더스 감독이 올랐고, 그의 프로 무대 복귀가 최고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날 오후에 김성근 감독은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와 2년 재계약을 맺었다. '프로팀에서 제의가 올 경우 조건없이 보내주겠다'는 조항도 없앴다.
허민(36) 원더스 구단주는 "최고의 감독과 야구단을 계속 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올해 정말 잘 이끌어 주신 데에 감사드린다"라며 감사해 했고, 김성근 감독은 "구단주의 간곡한 요청과 함께 그간 나를 믿고 따라 준 선수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떠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야구 저변을 발전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혼신을 다해 선수들을 지도할 것이다"고 화답했다.

하송 원더스 단장은 "한 시즌 동안 두 분께서 수시로 야구발전에 대한 교감을 나누면서 세대를 뛰어넘는 동반자 관계가 형성됐다. 이런 부분도 중요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재계약 배경에 대해서 설명했다.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상호협의 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으나 원더스는 허민 구단주의 지시에 따라 김성근 감독의 명성에 걸맞는 최고의 대우를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허구연(60) MBC 해설위원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허구연 위원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아무런 조건없이 지원을 아끼지 않는 허민 구단주나 독립야구단에 남은 김성근 감독이나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고양 원더스는 창단 첫 해부터 이희성·김영관·강하승·안태영 4명의 프로 선수를 배출했고, 2군 퓨처스리그 교류경기에서 19승18패6무 승률 5할1푼6리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허민 구단주는 지난해 독립야구단 창단과 함께 김성근 감독을 모시고 싶어했다. 그때 자문을 구한 사람 중 하나가 허구연 위원이었다. 허 위원은 "다른 것 말고 절대 간섭하지 말고 전권을 맡겨라"고 조언했다. 조언을 수긍한 허 구단주는 간곡한 요청 끝에 김 감독을 모셔오는데 성공했다. 허 위원의 조언대로 지시나 간섭은 일체 없었다. 프로팀들과 마찬가지로 해외로 전지훈련을 보내고, 일본인 코치 2명과 외국인선수를 3명이나 데려오는 등 후방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허구연 위원은 "허민 구단주가 김성근 감독을 많이 존경하고 있다. '평소 나도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는데 김성근 감독을 보니 그게 아니더라. 그동안 나태하게 살았다'고 말하더라. 그만큼 김 감독을 보고 배우는 게 많다고 한다"면서 "허민 구단주는 돈을 받지 않고 지원만 한다. 처음에는 12억원이 들었는데 이제 그 이상을 써도 문제없으니 야구에만 신경 써달라고 한다. 프로에 가는 선수들로 트레이드 머니를 받기는 커녕 오히려 전별금과 함께 보내준다. 야구를 정말 좋아하고, 야구에 대한 열정과 이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이어 허 위원은 "김성근 감독도 고양 원더스에서 마음 편하게 야구하고 있다. 구단주가 야구를 알고, 지원을 든든히 해주니 마음이 편하지 않을 수 없다. 김성근 감독이니까 벌써 4명의 프로선수를 배출한 것 아니겠나. 허민 구단주가 처음에 선수 한 명이라도 프로에 보내는 게 소원이라고 했는데 4명을 보냈으니 400%를 이룬 셈"이라며 "한 가지 아쉬운 건 프로팀들의 협조다. 원더스에게 더 많은 경기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원더스 같은 팀에게 협조를 해야 한국야구의 발전이 있다"고 강조했다. '프로'라는 테두리에서 원더스를 배척하고 있는 그들이 이제와서는 원더스 선수들을 데려가고 있다. 이제는 그에 맞게 협조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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