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영이 그룹 티아라에서 탈퇴한지 32일이 지나 진정국면에 돌입했다. 사태의 발단이 된 왕따설은 양측 모두 부인했고, 각자의 앞날을 응원해주기로 했다.
이렇게 정리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소속사가 진화에 나섰으나 왕따설을 굳게 믿은 네티즌을 설득하는데는 역부족이었고, 화영이나 멤버들이 직접 이 일을 언급하며 사태를 진정시키에는 일이 너무 커져버렸다. 화영이 "이제 그만해달라"고 글을 올리고, 멤버들이 눈물을 흘려도 '뭘 해도 안믿는' 상황이 돼버린 것. 멤버들의 마음 고생이 상당히 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은정의 SBS '다섯 손가락' 하차와 소연의 KBS '해운대 연인들' 출연 분량 축소 등 여파는 계속됐다. 다른 사건과 달리 티아라 사태는 한달째 너무나 '핫'했다.

◆ 일본 콘서트 이후 멤버들의 멘션이 이번 사건 불씨
지난달 25일은 티아라 멤버들이 일본 부도칸에서 콘서트를 여는 날이었다. 이날 화영은 콘서트 전 당한 다리 부상으로 멤버들과 함께 단체 공연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다만 자신의 솔로 무대에는 목발을 짚은 채 임했다.
불씨는 이후 벌어졌다. 콘서트 당일 멤버들이 트위터를 통해 "의지의 차이", "의지가 사람을 만들 수도 있는 건데", "연기 천재 박수를 드려요" 등의 멘션을 동시에 게재한 것. 이후 화영 역시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때로는 의지만으로도 무리일 때가 있다"고 남기며 네티즌의 주목을 받았다.
이 멘션을 접한 네티즌은 화영을 그룹 내 왕따라고 주장하며 지난 방송에 담겼던 일명 '화영 왕따 증거' 영상들을 온라인 게시판에 게재, 논란을 확산시켰다. 왕따 논란이 거듭되고 있던 중 티아라의 소속사 코어 콘텐츠 미디어의 김광수 대표는 지난달 30일 "멤버 화영이를 자유계약 가수 신분으로 조건 없이 계약 해지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현재 불거지고 있는 티아라 그룹내의 왕따설이나, 불화설은 사실과 무관함을 거듭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누구 하나가 대충하고, 소홀히 하고, 자신만 생각한다면 그 공연은 삐걱거릴 수 밖에 없다"며 화영 탈퇴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화영이 티아라에서 빠지게 되자 네티즌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네티즌은 온라인에 '티아라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이하 티진요)' 카페를 만들었으며 총 34만 명이 넘는 인원이 회원으로 가입해 진실을 파헤쳤다. 이후 지난 4일 티아라 사태에 반발한 일부 네티즌은 코어 콘텐츠 미디어 앞에서 피켓을 들고 왕따를 몰아내자는 취지하에 1인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 티아라 광고서 자취 감춰...악영향 시작
티아라 사태 이후 제일 먼저 영향이 미친 곳은 광고계였다. 가장 먼저 행동으로 옮긴 곳은 전의경이었다. 전의경은 홍보대사인 은정의 사진을 새 홍보대사 에프엑스의 크리스탈 사진으로 교체했다.
이후 티아라를 광고 모델로 사용한 각종 브랜드에서는 온라인에 게재된 티아라의 사진을 내리고 오프라인에 깔린 홍보물들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티아라 사태 이후 직접적인 악영향이 시작된 것이었다.
화영 탈퇴 후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티아라 멤버들은 가요 활동과 방송 활동에 걸쳐 전반적으로 적신호가 켜졌다. 티아라는 곡 '데이 바이 데이' 이후 바로 공개할 예정이었던 '섹시 러브'의 발매를 늦췄고 곡 '데이 바이 데이' 활동도 사실상 조기 중단했다. 또 첫 단독 콘서트까지 전격 취소하며 가요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 멤버들의 드라마 투입에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소연이 출연한 '해운대 연인들'이 그 첫 대상이었다. 소연이 '해운대 연인들'에 첫화 말미에 모습을 드러내자 네티즌은 각종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악플을 달았다. 이어 MBC 금요 드라마 '천번째 남자'에 출연한 효민에게도 하차를 요구했다. 또 '다섯손가락'에 출연 예정인 은정에게도 비난의 화살을 쏘았다. 티아라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효민은 티아라 사태에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드라마에 관련된 질문만 해달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네티즌의 티아라 하차 요구는 실제로 현실이 됐다. 은정이 지난 22일 '다섯 손가락'에서 전격 하차하게 된 것이다. 5회부터 주연으로 등장할 예정이었던 은정의 갑작스런 하차에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는 '다섯손가락' 제작진을 향한 강한 반발을 했다.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측은 "SBS와 (주)예인이앤엠은 마치 이번 사건의 원인이 함은정 조합원에게 있다는 듯이 여론을 호도하고 '티아라사건'과 이를 연계하는 모습을 취하며 본질적인 사안인 부당계약 일방파기를 숨기려 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이에 예인 문화측은 지난 28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은정의 하차는 제작사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다. 지난 18일(토) 오전 기사에 티아라 사건이 다시 화제가 되자 끊이지 않는 논란과 소속사의 신뢰할 수 없는 대응에 방송사와 제작사, 제작진 모두 함께 긴급회의를 거쳐 하차 결정을 내렸다"며 "은정 하차를 SBS와 제작사 결정을 정식 통보했으며, 은정을 배려해서 자진 하차 형식을 취하자는 제안을 했으나 은정 소속사에서 여러 억지 주장을 언론과 각 협회에 퍼뜨렸다"며 그간 불거진 의문에 대해 해명했다.
◆티아라-화영, 서로 응원 당부
화영의 탈퇴 이후 계속된 논란과 직접적인 영향에, 화영이 직접 자신의 트위터에 재차 왕따가 아니었음을 밝혔다. 멤버들 역시 용기를 내서 진심을 담은 자필편지를 29일 공개했다.
티아라는 "많은 고민 끝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면서 "멤버간의 의견 차이를 저희 안에서 풀지 못하고 개인적인 문제를 공개적인 공간에 드러냈던 것은 정말 어리석은 행동이었다고 생각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경솔하게 행동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고 양보하며 그보다 성숙하게 행동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하는 생각에 하루 하루가 괴로웠습니다. (중략) 저희보다 더 힘들었을 화영이게도 아낌없는 응원과 사랑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언제나 화영이를 응원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화영도 앞서 지난 28일 오후 "이번 은정 언니 드라마 하차 기사를 접하고 마음이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티아라 활동을 하면서 멤버들과 의견차로 인해 대립이 있었던건 사실이지만 이로 인해 왕따설이 돌고 상황이 악화된 사실들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또한 서로 왜곡된 사실들로 인해 상처받아 많이 속상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하지만 한솥밥을 먹고 지내며 행복했던 날들도 있었기에 지난 일은 잊고 이젠 다시 웃는 얼굴로 서로를 응원하며 지내고 싶습니다. 티아라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고 찾아주셨는데 이번 사건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많은 심려와 걱정 끼쳐드려 죄송했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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