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3점만 뽑아달라".
오죽하면 이럴까. 선동렬 KIA 감독이 타선에게 이색적인 주문을 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3점만 뽑아달라는 것이다. 막판 4강 공략을 앞두고 투수력은 살아있으나 공격력 빈공 때문에 빚어진 팀의 현실을 반영하는 주문이다.
선 감독은 지난 29일 군산 삼성전에 앞서 "타선이 3점만 뽑아주면 원이 없겠다. 3점이면 투수력으로 어떻게 해보겠는데 이게 쉽지 않다"면서 씁쓸하게 웃었다. 투수력에 대한 자신감이지만 타선에 대한 진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발언이었다. 그만큼 KIA는 투타의 부조화를 인정하는 말이기도 했다.

선 감독의 애타는 마음은 이날 삼성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타선은 단 3안타의 빈공에 그치치면서 0-4로 무릎을 꿇었다. 상대 투수에 따라 타선의 무게감이 차이가 극명했다. 앞서 LG와 한화를 상대로 4연승을 할때는 30점을 뽑았다. 그러나 선두 삼성의 강한 마운드를 맞아 영봉패의 수모를 당했다.
마운드는 힘이 있었다. 선발 소사가 6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소사의 초반 번트수비 실수 2개가 나오면서 승기를 내주고 박지훈이 추가 1실점하면서 승기를 건네주었지만 마운드는 안정감이 있었다. 윤석민 서재응 김진우 앤서니 소사로 이어지는 선발진, 손영민이 가세한 불펜진이면 역전 4강도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것이 선 감독의 기대.
그러나 타선의 그림자가 워낙 짙어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 감독은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의 복귀에 대해서는 비관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즌이 끝날때까지 없는 것으로 알겠다. 이들이 없어도 남은 선수들이 잘해줘야 팀이 강해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가장 복귀 가능성이 높은 최희섭에 대해서도 "지금 잔류군에 있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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