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류중일, 배고프고 불안한 이유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8.30 12: 45

"미래의 삼성은 어떻게 될 지 모른다".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행복한 사령탑을 꼽자면 류중일 삼성 감독이다. 작년 초보 감독으로 삼성을 우승시켰고 올해도 디펜딩 챔프의 위용을 잃지 않고 선두를 독주하고 있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 그리고 한국시리즈 2연패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여전히 배가 고프고 불안한 모양이다. 지난 29일 군산 KIA전에 앞서 현재의 삼성에 대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지금 우리 선수들이 가장 힘이 좋을때이다. 앞으로 몇년간은 이런 힘이 있을 것이다"며 삼성시대를 예고했다.

투타에 걸친 세대교체의 성공으로 젊고 강해진 삼성을 웅변하는 말이었다. 삼성은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다. 그러나 간판급 성적을 내는 이승엽과 진갑용 등 베테랑까지 활약도가 높다. 그만큼 베레랑, 중진급, 신진급까지 어우러진 가장 이상적인 팀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의 성적이 이를 잘 반영해주고 있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이내 어두운 얼굴을 했다. 신인 영입과 관련해 팀의 미래가 밝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삼성은 성적이 좋으면서 좋은 신인들을 뽑지 못했다. 올해도 우리는 (9구단)NC가 앞에서 좋은 신인들을 뽑아갔고 사실상 10순위에서 신인을 뽑았다. 이같은 상황은 10구단까지 생기면 더욱 심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부터 우선지명(1명)이 생긴다는데 우리쪽(대구, 경북)은 좋은 선수가 나오지 않는다. 꾸준히 중학교에서 우승도 하는데  잘했던 선수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면서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승부의 세계에서 영원한 강자는 없다. 뒤집어보면 그만큼 끊임없이 준비하고 노력하는 팀이 강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류중일 감독의 이같은 우려는 삼성이 당장 수년 동안 강자로 버틸 수 있지만 미래의 재목을 발굴하고 준비하지 않는다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의 표현이었다. 역시 내공을 갖춘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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