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쏙! 머리 쏙!’ 유행가 비결 ‘포인트’에 있다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2.08.30 10: 01

수많은 노래들이 세상에 나왔다 소리 없이 사라지는 요즘이다. 얼굴은 고사하고 이름도 외우기 힘들만큼 많은 신인들이 저마다의 출사표를 품에 안고 대중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이럴 때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포인트’를 활용하는 것이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포인트 하나 잘 활용하면 열 검색어 안 부럽다.
최근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는 아이돌그룹 빅스는 신(新) 복고 코드를 곡에 녹여내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빅스는 두 번째 싱글 타이틀 곡인 ‘록 유어 보디(Rock Ur Body)’에 1990년대 오락실에서 들어보았을 법한 음향 소스를 사용했다. ‘록 유어 보디’는 이성에게 느낀 사랑의 감정을 게임에 비유한 내용의 가사를 가지고 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함께 레트로 게임 사운드의 인트로로 강력한 어필 포인트를 뒀다.
리패키지앨범 ‘피닉스(Phoenix)’로 데뷔 후 처음으로 음원차트 1위에 오른 제국의아이들은 원근감을 표현한 오프닝으로 귀를 사로잡았다. 라디오의 노이즈를 활용, 듣는 이로 하여금 소리와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을 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개성 있는 가사도 음악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탁월할 효과가 있다. ‘대세돌’ 인피니트의 경우 최근 타이틀곡 ‘추격자’에 ‘아이야 먼저 가 어기야 디여라차 어기야디야 되찾을 거야’라는 포인트 가사를 심어뒀다. ‘어기야디야’는 뱃사람들이 노를 저으며 흥겨울 때 내는 소리로 학창시절 문학 과목에서 여러 차례 등장한 바 있어 팬들에게는 친숙한 감탄사다.
‘힙합돌’ B.A.P(비에이피)는 ‘노 멀씨(NO MERCY)’에서 사투리 랩으로 인상적인 무대를 꾸몄다. ‘마, 느그들 그건 아이다 아이가’, ‘니 그카니 내 이카지’, ‘워메, 행님들’로 익살스럽게 이어지는 랩은 국악과 게임 음향 소스와 어우러져 B.A.P의 고유의 색을 표현했다.
반복적인 가사의 삽입은 가장 확실하게 음악을 각인시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룹 슈퍼주니어가 선보였던 ‘쏘리 쏘리(Sorry Sorry)’, ‘미인아’, ‘미스터 심플(Mr. Simple)’ 등은 모두 반복되는 후렴구로 인기를 모았다.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싸이의 곡 ‘강남 스타일’은 따라하기 쉬운 말춤과 함께 ‘오빤 강남 스타일’의 반복으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 강남스럽지 않은 비주얼의 싸이가 강남 스타일을 강조하는 부분이 이 곡의 포인트로 작용, 인기에 돛을 달았다.
신인 아이돌그룹 중에는 테이스티가 대표적이다. ‘너 나 알아’로 자신감 넘치는 무대를 꾸미고 있는 이들은 제목과 같은 후렴구 ‘너 나 알아’로 존재를 각인시키고 있다. 힙합 걸그룹 디유닛의 ‘아임 미싱 유(I'm Missing You)’도 마찬가지. 하지만 반복되는 음절이 후렴구가 아닌 도입부라는 점이 특이하다.
화려한 비주얼만으로는 대중들에게 음악을 알리기가 쉽지 않아진 요즘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그룹은 노래 곳곳에 포인트를 심어 놓고 대중의 귀를 집중시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반복’으로 시작한 포인트의 형태는 가사, 음향 소스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 앞으로 어떤 재미있는 포인트들이 우리를 즐겁게 해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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