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처럼 지저분하게 했죠".
한화 3년차 우완 투수 안승민(21)에게 지난 29일 대전 넥센전은 의미있는 경기였다. 그는 이날 7-4로 리드한 9회초 마지막 투수로 구원등판, 1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1개로 2실점했지만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7-6 승리를 지켰다. 시즌 10세이브. 올 시즌 처음 마무리로 기용되고 있는 그의 데뷔 첫 두 자릿수 세이브 달성이었다.
한용덕 감독대행의 데뷔전 승리이자 선배 윤근영의 데뷔 8년 만에 첫 승을 지켜낸 귀중한 세이브였다. 안승민. 본인에게도 의미있는 세이브였지만, 그 과정이 깔끔하지 못하고 아슬아슬했다는 것이 그의 불만이었다.

넥센과의 홈경기가 우천 연기된 30일 대전구장. 광주 원정 위해 짐을 옮기고 있던 안승민은 데뷔 첫 10세이브에 대해 기쁨보다는 아쉬움이 짙었다. 그는 "10세이브를 했지만 마지막이 이상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깔끔하게 막았어야 했는데 볼이 좋지 않았다. 운 좋게 막아냈으니 다행이지만 아쉬움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시즌 도중 선발에서 중간 그리고 마무리로 전환한 그에게 두 자릿수 세이브는 큰 의미를 갖는다.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구한 결정적 세이브가 많았다. 동점·역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거둔 터프세이브가 3개, 1점차 상황에서 거둔 세이브가 4개나 된다. 팀 사정상 어려운 상황에 오르는 경우가 많은 그는 블론세이브 2개를 저질렀지만 최선의 피칭으로 팀의 뒷문을 지켰다.
그러나 안승민은 "부모님만이 10세이브를 축하해줬다. 나머지 사람들은 '너 뭐하냐?'는 반응을 보였다"며 웃은 뒤 "10세이브를 했지만 깔끔하지 못했다. 정말 얼굴처럼 지저분하게 했다"는 농담을 던지며 턱밑을 매만졌다. 그는 코밑과 턱밑으로 덥수룩한 수염을 기르고 있다. 절친한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가 "별로다. 빨리 잘라야 한다"고 지적한 스타일이다. 안승민은 10세이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외모를 빗대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waw@so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