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차 드래프트 3라운드를 통해 넥센에서 SK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차세대 거포. '2년차 외야수' 김도현(20)이 거침없이 1군에 도전하고 있다.
2군에서 꾸준하게 출장 기회를 갖고 있는 김도현은 자신감이 넘친다. 최근 컨디션에 대해 "아주 괜찮은 편이다. 매 경기 한 개씩 안타를 기록하고 있는데 안타가 나오지 않더라도 좋은 타구가 나오고 있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시즌 초 잔부상을 겪었던 김도현은 2군 58경기에서 2할1푼4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팀내 가장 많은 5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타점도 박윤(27타점)에 이은 25타점으로 팀내 2위다.
광주 진흥고 출신인 김도현은 차세대 우타 거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작년 넥센에 7순위로 지명, 계약금 4500만원을 받았다. 타고난 중장거리형 타자지만 파워를 싣는 능력을 기를 경우 거포로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도현은 올 시즌에 앞선 미국 캠프 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오른 허벅지 앞쪽 등 3군데가 찢어져 재활군에 있던 김도현이 처음 가진 실전 첫 타석에서 거둔 성과였다. 김도현도 "작년 넥센 시절 1군에서 4안타(8타수)를 쳤으니 1군에서 두자리수 홈런을 기록하고 싶다"고 자신감 넘치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힘이 많이 들어간 탓일까. 김도현은 올해 1군 무대에 3차례 나섰으나 안타없이 모두 삼진으로 돌아섰다. 이에 김도현은 "안타를 못쳐도 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역시 야구는 어려운 것 같다. 자신감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상대 투수들이 변화구에 약하다는 것을 알고 그 부분을 집중 공략한 것 같다. 내가 극복해야 할 몫"이라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3번의 삼진을 통해 자신의 단점을 확실히 인지한 김도현이다. "올해 준비를 많이 했는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아쉽다"는 김도현은 "변화구에 약점이 있어 최경환 타격 코치님과 변화구에 대처하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도현은 "슬라이더에는 자신 있는데 좌투수의 체인지업이 약해서 그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타석에서는 공을 되도록 많이 보면서 변화구 대처 방법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외야수인 김도현은 타석 못지 않게 수비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하고 있다. SK 외야는 8개 구단 중 가장 뚫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만큼 착실하게 다지려 노력 중이다. 이만수 감독이 수비를 중시한다는 점에서도 김도현은 쉴 틈이 없다. "올해 수비가 많이 늘었다. 2군에서도 큰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집중하고 있다"는 김도현이지만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에 약해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연습하고 있다"고 냉정하게 자평하기도 했다.
김도현의 롤 모델은 안치용. 김도현은 "LG에 계실 때부터 좋아했던 선배"라면서 "안치용 선배는 좌우,사이드암, 언더핸드 등을 가리지 않고 자신감 있게 공략하는 것 같다"고 엄지를 들어보였다. 평소 안치용도 김도현에게 "2군에서는 신중하게 하는 것보다 자신있게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어떤 부분이 부족한 지를 보완하라"고 조언했다. 김도현은 자신감 있게 하되 시행착오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많은 공격 포인트 중 "팀에 기여할 수 있는 타점이 욕심난다"는 김도현은 "홈런 타자보다는 중장거리 타자가 어울리는 것 같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타점을 많이 기록하고 싶다"면서 "팬들에게 최고의 선수보다는 중요한 순간에 생각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9월 1일 확대 엔트리 때 또 한 번 1군의 부름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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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