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점수주는 건 없어야 한다".
'괴물 에이스' 한화 류현진(25)이 4전5기 6승 도전에 나선다. 류현진은 31일 광주 KIA전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올 시즌 5승8패에 그치고 있는 류현진은 최근 4경기에서 승리없이 3패만 안고 있지만 아직 7년 연속 10승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한용덕 감독대행도 류현진의 승리를 최대한 도울 수 있게 지원할 생각. 그 일환으로 수비를 강화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한용덕 감독대행은 "현진이 승리를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상대팀에서 외국인 투수를 우리팀에 집중적으로 넣고 있다. 쉬운 투수들이 없기 때문에 피하려고 해도 피해지지 않는다"며 "결국 수비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이상하게 요즘 현진이 등판날 실책이 많이 나왔다. 편하게 던질 수 있도록 이상하게 안 줘도 될 점수를 주는 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은 올해 리그 최다 탈삼진(162개)과 함께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16차례 퀄리티 스타트 작성했다. 퀄리티 스타트 16경기 중에서 12경기를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로 막은 특급 피칭. 그러나 5승8패로 승보다 패가 더 많다는 건 그만큼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21경기 중 4경기가 무득점, 1득점이 6경기, 2득점 3경기로 무려 13경기가 2득점 이하 지원이었다. 그가 나오면 지독하리 만큼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타격 못지않게 수비에서도 에이스에 대한 뒷받침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3일 문학 SK전이 대표적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은 7⅔이닝 8피안타 1사구 9탈삼진으로 역투했으나 5실점했다. 그 중 자책점은 2점. 5회와 8회 어이없는 송구 실책 2개가 겹쳤고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가 쏟아졌다. 포커 페이스의 류현진이지만 표정관리가 되지 않을 만큼 어이없는 수비들이 쏟아져 나왔다.
올 시즌 내내 그렇다. 한화는 의외로 올해 팀 실책이 62개로 SK(48개)-삼성(55개) 다음으로 적다. 하지만 류현진이 나온 날 가장 많은 9개의 실책을 범했다. 류현진 본인의 실책도 하나 있고 그 중 실점으로 이어진 건 3차례 뿐이다. 그러나 수비는 실책 숫자만으로 나타낼 수 없다. 기록되지 않은 애매한 수비도 많았다. 수비 도움을 거의 받지 못했고, 직접 삼진을 잡는 자기 의존적인 피칭을 펼쳐야 했다. 팀 타격도 타격이지만, 결국 아쉬운 수비를 줄이는 게 투수 출신의 한용덕 감독대행이 꺼내 놓은 류현진 지원 방법이다.
이날 류현진의 선발 상대는 KIA 외국인 투수 앤서니 르루. 앤서니는 올해 한화전 3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93으로 초강세를 보였다. 한화 타선이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스타일이다. 하지만 류현진도 올해 KIA전 4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29로 더 강했다. 마운드 싸움에서는 밀릴 게 없다. 관건은 얼마나 실책성 플레이를 줄이느냐다.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 첫 선발등판을 갖는 류현진이 지독한 불운을 끊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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