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8U] '이종범 조카' 윤대영, 피는 못 속이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8.31 17: 01

4번 타자로 나선 장거리포 유망주. 그런데 내야수 키를 살짝 넘기는 안타에 견제구로 상대 수비가 주춤하는 사이 홈을 파고드는 센스까지 발휘했다. 올 시즌 전 은퇴를 결정한 이종범(전 KIA)의 조카로 알려진 윤대영(18, 광주 진흥고3, NC 4라운드 지명)이 '바람의 아들의 조카'다운 모습을 보였다.
윤대영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제25회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A조 베네수엘라와의 첫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3회 선제타가 된 1타점 좌전 안타를 때려낸 데 이어 2사 만루에서는 상대 선발 프란시스코 듀란의 2루 견제 때 재빨리 홈으로 쇄도했다. 상대 내야수의 송구가 빗나간 덕도 있지만 과감한 주루로 추가점을 발로 올린 윤대영이다. 경기 성적은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2-1로 신승한 팀의 2득점을 방망이와 발로 모두 올린 승리 수훈갑니다.
광주 진흥고의 중심타자로서 장거리포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윤대영은 '바람의 아들'로 불리며 해태-주니치-KIA에서 활약했던 이종범의 조카다. 삼촌 이종범이 호리호리한 체구에 공수주를 모두 갖춘 야구천재 스타일이었다면 윤대영은 185cm 건장한 체구를 갖춘 장거리포 유망주로 알려져 있었다.

대표팀에서 심재윤(천안 북일고, LG 4라운드), 이우성(대전고, 두산 2라운드) 등 또래 파워히터들이 아닌 윤대영에게 4번 타자 중임을 맡긴 데는 이유가 있었다. 비록 윤대영은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호쾌한 장타를 때려내지는 못했으나 다른 부문에서 재능을 비췄다.
3회말 2사 2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윤대영은 2스트라이크로 불리했던 가운데 상대 선발 프란시스코 듀란의 3구 째를 때려냈다. 다소 빗맞은 타구였으나 이는 유격수의 글러브를 넘어 좌익수와 유격수 빈 곳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었다. 올해 장타에 집중하다 컨택 능력에서 좋은 평가를 못 받았던 윤대영이 컨택 능력도 갖췄음을 보여주는 안타였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2사 만루에서 3루 주자로 있던 윤대영은 2루 주자 심재윤의 리드 폭이 길어 듀란의 2루 견제가 이어지자 쏜살같이 홈을 향해 달렸다. 상대 내야수의 송구가 외곽으로 빠져 포수 윌슨 가르시아의 태그가 어려웠던 이유도 있었으나 윤대영의 과감한 대시가 2-0을 만드는 귀중한 득점을 이끌어냈다.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군도 서울 휘문중에서 야구를 하는 야구인 2세로 똘똘하게 야구를 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런데 조카까지 전공인 장타력 대신 날카로운 야구 센스를 뽐냈다. 피는 정말 못 속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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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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